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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그녀는 타고난 거짓말쟁이?

 

그녀는 타고난 거짓말쟁이?

 

박근혜. 그녀가 대통령이 될 당시만 해도 대다수 국민은 능력은 의문부호지만 거짓말은 안 할 거라고 믿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부하에게 피살되었을 때 휴전선은요?” 라고 전방을 걱정했다는 믿기지 않는 일화가 있을 정도이니 거짓말쟁이와는 거리가 한참 먼 사람으로 보였다. 더욱이 그녀는 국가와 결혼했다며 비장한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 왔던 터다.


2014416일 오후 515, 세월호 침몰 사고대책본부 상황실이 차려진 세종로 정부청사 중앙재해대책본부에 그녀가 민방위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부스스한 모습의 그녀는 피곤해보였다. 그녀의 일성은 국민의 눈과 귀를 의심케 했다. “다섯 시가 넘어 일몰이 가까운데……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지금……


304명의 생떼 같은 목숨이 세월호와 함께 수장되어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그녀만 몰랐다는 사실에 국민은 어안이 벙벙했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것도 유분수지…….


세월호 일곱 시간의 미스터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조선일보와 일본 산케이 신문의 박근혜-정윤회가 그날 함께 있었다더라는 소문을 인용한 이른바 밀회 설 칼럼은 불난데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그녀의 밀회설은 세월호의 비극보다 더 큰 뉴스거리였다. 그녀는 단호하게 부인했고 세월호 침몰의 책임은 유병언 일가의 탐욕에서 비롯된 인재였다고 정리되었다. 유병언만 죽일 놈이 된 셈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입시비리 문제로 최순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세월호 침몰 당일, 일곱 시간의 미스터리가 다시 불거졌다. 미르-K스포츠 재단설립 과정에서 박근혜-최순실이 거액의 출연금을 대기업에 강요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국정농단의 전모가 드러났다. 그녀는 탄핵되었고 최순실과 함께 나란히 재판을 받고 있다(재판을 거부하고 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국민은 그녀가 결코 정직하지 않다는 새로운 사실을 일게 되었다. 그녀는 물론 청와대 참모와 정부 각료들은 거짓말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믿은듯하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거짓말은 정말이지 압권이었다. 2017년 신년기자간담회와 정규재 TV와의 인터뷰에서 보여준 그녀의 거짓말은 현란했다. 최고의 거짓말쟁이는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녀의 거짓말은 입신의 경지였다. 최태민과의 관계에서부터 최순실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40여년 세월을 거짓말로 일관했다. 검찰의 발표로 세월호 당일 박근혜 미스터리의 일단이 드러났다. 2014416일 오후 215, 최순실이 청와대 관저에 방문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침실에서 늦잠을 자고 있는 그녀를 안봉근이 깨운 것이 1020,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과 통화한 것이 1022분이란다. 그녀는 김장수와 통화하고서야 세월호 침몰 소식을 최초로 접했다. 이후 그녀가 한일은 최순실을 기다리는 일이었다. 오후 관저에 들어온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이 대책회의를 하고, 정씨 자매를 불러 머리 올리고, 515분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했다. 오후 6시 관저로 돌아온 그녀는 세월호 사고대책에 대한 어떤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헌재 탄핵심판에 제출한 이것이 팩트다라는 세월호 당일의 기록도 조작된 것이었다. 최순실의 지시(?)를 받고서야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것을 은폐하기 위해 박근혜와 그녀의 청와대는 거짓말 퍼레이드를 벌였다. 아직 그녀는 모른다. 자신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거짓말을 일삼는 타고난 거짓말쟁이 인지, 박근혜 그녀만 모른다. 아니 알면서 인정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세월호 당일 멍하니 최순실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을 그녀를 떠올리니 모골이 송연하다. 저런 사람이 이 나라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