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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01

최은진의 BOOK소리 101

사랑만이 새로운 시대 의 기준이다!

사랑에 관하여

저자 : 뤽 페리 / 출판사 : 은행나무 / 정가 : 13,000

 

 

거기 사랑이라는 단어에 낚여 이 책을 집어든 사람들! 연애에 관한 소고를 기대했다면 그만 접어두시라! 프랑스 대표 정치철학자가 말하는 사랑은 얼마나 고차원적일까? 말 그대로 사랑에 관하여얘기하고 있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연애감정에 관한 이야기, , 사적 감정의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정치·교육·예술 등 공적 영역의 새로운 동력이 된다는데, 이 알 듯 말 듯한 철학을 이해시키려고 오랜 세월 동안 인류의 정신을 지배했던 우주론, 종교, 인본주의, 해체주의와 같은 거대 담론들을 끌어들인다. 저자 뤽 페리는 삶과 이 세상을 연결하는 단 하나의 원리가 사랑이며, 공적 영역으로 나아간 사랑이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말한다.

 

19세기 본격화된 연애결혼이 가족관계뿐 아니라 정치, 교육, 예술의 새로운 동력이 됐단다. 근대 가족의 변모를 이끈 사랑만이 가족으로부터 비롯해 사회 전반에 일어난 변화들을 설명할 수 있고 또 그에 새로운 가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학적인 근거를 풍부하게 곁들여 분석적, 역사적, 현상학적 관점에서 사랑만이 현대의 유일 철학임을 설득력 있게 강조한다. 그럼 사랑이 이렇게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만 유지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사랑 때문에 울고 웃고 하는 우리 꼴은 뭐가 되는가. 하지만, 그는 이렇게 우리를 위로한다. 연애가 끝났다고 해서 그 순간의 감정이 결코 무의미해지는 게 아닌 것처럼 큰 의미에서 사랑은 죽음도 뛰어넘는 힘을 가졌다고.

 

그동안 시인들이나 쫓아왔던 불멸의 사랑을 철학자가 논리적으로 지상 최고의 가치라고 규정지어 주니, 지금 연애중인 사람들!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시라! 그 연애가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시대의 삶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니 사회에도 큰 공을 세우는 셈. 그런 점에서 뤽 페리가 주장하는 사랑혁명은 이 복잡다난하고 지친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21세기를 이끌어 갈 유일한 도구가 사랑이라지 않는가? 그것도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아주 유명하기까지 한, 철학자이자 교육행정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