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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92

최은진의 BOOK소리 92

따뜻하고 포근한 죽음이 담긴 그림책!

이게 정말 천국일까?

저자 : 요시타케 신스케 / 출판사 : 주니어김영사 / 정가 : 12,000

 

 

 

누구도 죽음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다. 죽어본 적 있는, 산 자는 없으므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우리가 그토록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 이유다. 어른인 우리도 그러할진대, 아이들에게 죽음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까? 100% 정답은 아니지만, 요시카게 신스케는 그 어려운 죽음에 대해 멋진 응답을 그림동화를 통해 해보이고 있다. 천국에 대한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과 상상으로 가득 차 있는, 할아버지의 노트를 통해 죽음은 단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방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천국에서 뭘 할까?’라는 노트 한 권. 먼저 떠난 할머니를 만나고, 수호천사에게 나는 법을 배우고, 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칭찬하고, 땅바닥은 푹신푹신해서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할아버지의 천국. 죽음을 이렇게 유쾌하게 상상할 수 있다니! 이대로라면 우린 죽음을 정말 축복처럼, 소풍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할아버지의 노트를 본 아이도 공책을 사온다. 그런데 나는 죽은 뒤의 일을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살아 있는 지금 하고 싶은 일들만 자꾸자꾸 떠오르게 된다. 결국 아이는 오늘 뭐 할까라는 노트도 만들게 된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삶과 연결시켜 살아있는 오늘을 생각하게 해준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접근하기 쉽게 풀어놓았는데, 그 시선은 죽음이 아닌 삶을 올곧게 보게 해 주는데 닿아있다. 지금 현실엔 할아버지의 지옥으로 보내주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다. 따끔거리는 옷에 돌멩이가 든 신발을 신고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서야 되는 상상의 지옥도 그들에겐 너무 가벼운 벌이 되려나? 현실은 너무 현실 같아서 문제이고, 꿈은 너무 꿈같아서 문제인 법인데,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빨리 죽어서 천국에 가고 싶어질 정도다. 하지만, 천국에서 하고 싶은 일과 지금 하고 싶은 일이 다르지 않다는 마지막 말에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게 해 준다. 천국에서 날기 연습을 하기 위해 지금 그네를 타는 주인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