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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75

 

최은진의 BOOK소리 75

아름다운 그림이 감추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들

무서운 그림 아름다움 명화의 섬뜩한 뒷이야기

저자 : 나카노 교쿄 / 출판사 : 베프북스 / 정가 : 14,000

 

한 마리 백조를 연상케하는 발레리나의 우아한 모습이 담긴 드가의 무대 위의 무용수가 왜 무서운 그림이라는 걸까? 교양과, 감성과 지식이 총망라된 듯한 이 책은 고전주의에서 인상주의까지의 그림을 보여준다.

 

16세기에서 20세기 명화에서 공포를 더듬어 보려는 작은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그림에서 그림자를 추적하는 사람이라는, 나카노 교코의 그림 해설이 흥미롭다. 여기서 소개하는 그림들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화가의 명작들인데 그 한 점 한 점이 모두 평범치 않다. 대놓고 나 무섭지하는 그림에서부터 신랄하게 들려주는 그림의 뒷이야기를 듣고 다시 보면 섬뜩해지는 그림에 이르기까지.

 

그림의 내용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시대 상황이 함께 어우러져 암울하고 슬프기까지 한 그림들. 저자는 그림 속에 담긴 의미를 적나라하게 꺼내서 이야기한다. 말 그대로 관객을 전율하게 할 목적으로 그린 진짜로 무서운 그림, 예를 들어 고야의 제 아이를 잡아먹는 사투르누스같은 작품도 다루고 있지만,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 공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여겨졌던 그림이 실은 생각지도 못했던 무서움을 숨기고 있다는 놀라움과 지적인 흥분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역시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그림 뒤에 감춰 둔 무서운 진실은 사람의 추함과 욕심, 집착이 빚어낸 공포였으니.

 

역자인 이연식은 이 책의 제목인 강렬한 무서운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 내린다. ‘저자가 무서움이라는 소박한 의미 속에 뭉뚱그린 것은 미술이 담아 온 질기고 절실한, 그렇기에 보는 이를 전율하게 하는 감정이다.’라고. , 그러니 열기로 숨이 턱턱 막히는 이 여름, 복잡한 해변과 계곡을 찾아 막히는 도로 위 자동차 안에서 대부분의 피서를 에어컨 냉기로 보낼,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권해본다. 공포영화에서처럼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감은 아니라도 곱씹어볼수록 무서운그림을 보며 소름 돋는 전율을 느껴보는 건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