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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8 - 지옥같은 세상에서 아름다웠던 사람

작은 사람 권정생 / 저자 이기영

최은진의 BOOK소리 8 - 지옥같은 세상에서 아름다웠던 사람

   
◎저자 : 이기영 출판사 : 단비 정가 : 14,000원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인생이 괴로운가?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을 만나보라. 동화작가로 유명한 권정생의 일대기를 세심하고 담담하게 담아낸 책이다. 권정생의 작품과 편지 등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그를 ‘위인’이 아닌 ‘작은 사람’으로 담담히 그려낸다.

세상을 ‘거꾸로’보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거꾸로 철학’을 가지게 된 그는 ‘천국이라는 것, 행복이라는 것,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여태까지와는 거꾸로 보게 되고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동화작가들이 예쁜 꽃과 별을 얘기할 때 그는 똥과 거지와 죽음 속에서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찾아냈다. 눈앞에 예쁘게 핀 꽃보다 거름이 되어준 똥에게로 눈길을 주고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강아지똥’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만들어 냈다. 유명한 그의 작품을 읽는 것보다 16년간 교회문간방의 종지기로 마감한 그의 지난한 삶을 엿보는 것이 더 가슴을 울리는 것은 허구나 상상이 아닌 실제의 이야기가 주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환경조차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 빛나게 만드는, 작지만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세상의 모든 힘들고 가슴 아픈 사람들이여, 오늘 당장 권정생의 삶을 들여다보라. 자신이 감정과잉 상태에 빠져 슬픔을 쥐어 짜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억지스런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게 될 게 분명하다. 자신의 슬픔, 좌절, 분노가 작은 투정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게 될 테니까.

신은 천국의 한가운데 지옥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그건 항상 깨어 있으라고, 삶의 혹독함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그는 지옥같은 이 세상의 한가운데 천국을 심어주고 떠났고, 그의 삶은 말한다. 우리에게 고해의 바다같은 이 삶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