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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4 - 장진 희곡집

   
◎ 저자 : 장 진 출판사 : 열음사 정가 : 13,000원

최은진의 BOOK소리 4 - 아껴먹고 싶은 맛있는 이야기들!

재미와 감동, 두 가지 토끼를 한 번에 얻으려는 독자들에게 1순위로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잠 안 오는 밤, 따분한 오후, 혹은 카페에서 오지 않는 애인을 기다리면서 킬링타임을 해야 할 때 적합한 책. 이미 우리가 봤을지도 모를 영화로 더 익숙한 즐거움을 조용히 독서로 탐닉해 보자.

보여지는 즐거움을 그대로 흡수하면 되는 수동적인 생각의 자세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상황을 상상할 때만이 알 수 있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광대 몇 명만 있다면, 난 다시 이야기를 쓰겠습니다.’라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할애한 장진 감독은 영화보다 연극인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신인상을 거머쥐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지닌 작품을 연극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 책에는 그의 대표작 다섯 편을 실려 있다. ‘아름다운 사인’, ‘박수 칠 때 떠나라’, ‘택시 드리벌’, ‘웰컴 투 동막골’, ‘서툰 사람들’등의 다섯 가지 삶속에는 웃음 뒤에 남는 잔잔한 여운, 파도치는 울림이 있다.

모두 장진감독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감동과 메시지가 있다. 매 편마다 우리와 비슷한 듯 색다른 인생이 있고 그 인생 안에 그들만의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읽다보면 갑자기 터져 나오는 폭소로 이목을 집중시켜 공공장소에서는 실성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라. ‘서툰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서툰 사랑이 있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이 있으며 무엇보다 사람들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이 있다.

웃다가 울게 만드는 그만의 유머코드와 맞는 사람이라면 한 번 펼친 책을 덮기가 어려워 밤을 샐 수도 있다. 희곡집과 함께 그의 시나리오집을 함께 읽어 보면 더 좋을 듯하다. 반 박자 느린 ‘장진식 유모’의 맛깔스러움을 느껴보자. 맛있는 음식은 천천히 음미하며 먹고 싶듯 아껴가며 이 맛있는 이야기들을 먹고 싶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