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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색연필’(시문학사)이란 제목의 시집에서 시인은 “창고 가득 버리지도 못하고 태어나지도 못한 내 모습들이 오래도록 그늘 속에 숨어 있었다”며 오십 평생 감아온 실타래를 풀어냈다.
시집에는 시인이 20여년간 일기처럼 간직해온 이야기들이 성장단계를 거치듯 오롯이 엮여있다.
매일 창작과 집필로 고뇌하는 시인이라기보다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오며 느낀 일상을 차곡차곡 일기로 기록해 수십년을 간직해왔던 시들이기에 산고의 고통만큼이나 감회도 남다르다.
그는 “시집을 엮으면서 20여년의 기나긴 에피소드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며 “마치 내 안의 보물창고를 열어 본 듯 가슴 속이 뻥 뚫렸다”고 말했다
기성작가들에게는 가지치기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시인은 가정주부이기도 한 자신의 모든 내용을 내려놓고 싶지 않았던 듯하다.
우대식 시인은 “등단한 지 2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내놓는 첫 시집이니 산고의 고통이 대단했을 법하다”며 “오늘날 시를 쓴다는 작업이 대타적 사회 행위와는 거의 무관해졌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의지하 것이라고는 오직 자신 밖에 없다. 어쩌면 예술의 본령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고 이승용의 작품세계를 말한다.
실제로 가난한 신혼시절을 보낸 서울 변두리 낡은 집이 시인의 ‘예술의 본령’이었을지도 모른다.
“날로 높아가는 빌딩의 그림자/ 문간방의 문턱도 날로 높아져/ 더 깊은 방을 찾은/ 변두리 낡은 집 주위엔/ 궁핍한 향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가난한 꿈들의 연가’에서)
1부에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상을 다소 담담하게 그린 시들이 실렸다. ‘가난한 꿈들의 연가’, ‘신혼일기’, ‘석촌동’ 등은 가난의 슬픔과 신혼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2부는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3부는 일상에서 길어온 사색이나 관념을 다룬 시편들이 수록됐다. 4부는 강원도 영월에서 자란 시인의 유년의 기억과 풍경이 주를 이룬다.
이승용 시인은 영월에서 태어나 석정여자중과 원주여고를 거쳐 숭의여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과 한국시문학회 회원, 수지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