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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인종 차별 정책의 본질은 권력

 

용인신문 | 20세기만 해도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계 재미교포는 압도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했다. 그러던 것이 21세기 들어서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재미 교포가 공화당 지지자를 앞서기 시작했다. 재미 교포의 연방의회 진출도 현재는 4명에 이른다. 소속 정당은 민주당 2명, 공화당 2명이다. 435명의 하원의원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의석 점유율이지만 미국의 유색인종 차별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단한 것이다.

 

미국은 백인의 나라다. 백인 중에서도 영국계, 네덜란드계, 독일계, 프랑스계 백인이 주류를 이루고 아일랜드·스코틀랜드계도 백인 주류사회에 편입했다. 연방의회 의원 숫자도 이들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그러나 이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스코틀랜드 출신의 주류 백인에게도 넘사벽이 존재한다. 바로 유대계 아메리칸이다. 이탈리아계는 이민의 역사도 오래되었고 미국인을 구성하고 있는 비율도 높지만 2류 백인으로 취급받고 있다. 20세기 전반부의 이탈리아인은 유색인종으로 분류되어 자녀들을 유색인 학교에 보내야 했었다. 백인에 의한 백인의 차별은 뿌리가 깊다. 이것에 착안, 블루칼라 노동자의 불만을 부채질하여 백인 갈라치기로 가장 재미를 본 정치인은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지내고 47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이다. 미국의 인종 차별은 흑인 노예제도가 폐지되고도 100년이 더 지나서야 인종 차별 금지법이 제정되었을 정도로 뿌리가 깊다. 최근에는 히스패닉계가 백인, 흑인에 이어 미국인 구성 비율에서 압도적인 3위를 유지한다. 라틴계 비율이 높은 주에서는 이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연방의회 의원, 주지사, 연방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렵다. 흑인과 라틴계의 비율이 높아지자 인종 차별은 아시아계가 타겟이 되었다. 현재의 미국은 극심한 아시아인 기피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재미 교포 다수가 공화당 지지에서 민주당 지지로 돌아선 것은 유색인종, 그것도 아시아계라는 자각이 확산하면서부터다. 현재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종 차별 정책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그는 아랍계 중에서도 팔레스타인인을 콕 찍어서 청소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인종 차별을 집권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듯 인종 차별의 본질은 권력의 유지에 있다. 한국인도 유색인종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