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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미디어 ‘정치쇼’… 유권자 ‘관심과 참여’ 절실

 

용인신문 | ‘용인신문’은 아직도 종이신문 열렬 구독자가 많다. 1년에 한 번씩 신문사에 찾아와서 연간 구독료를 내시는 어르신 독자가 계신가 하면 해외에서 용인신문을 통해 향수병을 달래는 실향민들도 있다. 무엇보다 다른 매체에서는 보기힘든 지역정보를 상세하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1992년 창간된 용인신문은 ‘주간 성산신문’ 지령을 이어받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으니 강산이 세 번 변할 동안 용인의 역사를 기록해 온 것이다. 작은 역사라 해도, 역사는 항상 준엄하다는 걸 알기에 지역언론의 책임감 또한 클 수밖에 없다.

 

필자는 용인출생 30년 차 기자이다보니 용인 역사를 누구보다 더 많이, 잘 알 수밖에 없다. 만약 ‘용인학’ 분야에 박사학위가 있다면 우선순위 대상에 도전할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 소소한 일까지 다 기억할 순 없겠지만, 현대사를 이어가는 지역공동체와 도시변화에 대한 정서와 감각은 뛰어날 수도 있으니까. 이십 대부터 기자의 삶을 살아온 나에게 누군가 최근의 용인 선거판에 대해 남다른 시각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선거판세를 듣고 싶었겠지만, 나는 그냥 ‘미디어 정치쇼’로 전락한 현실을 지적하고 싶다.

 

용인시는 1996년 도농복합시가 됐다. 몇 년 전엔 광역시도, 특별시도 아닌 ‘특례시’가 됐다. 정치인들에겐 ‘특례시’란 이름이 큰 지위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인구수를 새롭게 계량화한 모호한 호칭에 불과하다.

 

급성장한 용인시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분야는 ‘지방자치’와 ‘정치’다. 무엇보다 기초·광역의회 의원들의 숫자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폭 늘었다. 인구 증가와 비례해도 3~4배 수준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용인시 공직사회 분위기를 보면 지방공무원은 물론 지방의원, 국회의원들까지 지역 출신이 아니면 명함을 못 내밀었다. 지금이야 반대로 지역 출신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그만큼 용인이 변화했다는 의미다.

 

공천 막바지다. 출근길마다 건물을 통째로 감싼 대형 현수막들이 눈에 띈다. 공천에서 컷오프된 낯익은 후보자 현수막들이 아직도 걸려있다. 바람에 흔들리며 웃고 있지만 쓸쓸해 보인다. 누군가는 크레인을 동원해 철거 중이다. 전략공천을 받은 여당 정치 초년생 후보가 목걸이 이름표를 앞에 걸고, 출근길 인사 중이다. 오랫동안 그곳에 서 있던 얼굴들은 사라졌다. 낯설다. 다음 사거리에선 경선을 코앞에 둔 야당 여성 후보가 여전히 인사 중이다. 혼자여서 더 간절해 보인다. 다음엔 용인의 자존심이라며 고개를 숙인 후보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용인신문 구독자들이 이 신문을 받았을 땐 여야후보 대진표 작성이 끝났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용인신문을 통해서 과연 후보자 검증을 제대로 할수 있을까다. 솔직히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과연 저들의 간절한 호소가 표심으로 얼마나 전달될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다. 이번 선거 역시 유권자들은 인물론보다 정치성향에 따라 투표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정치혐오와 무관심 때문에 주권을 포기할지 모른다. 

 

선거일은 한 달도 채 안 남았는데, 거대한 미디어 정치쇼로 선거판이 전락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이번 선거도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만이 답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