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삼각 프리즘에 빛이 통과하면 아름다운 태양의 향연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는 무용하고, 그 날카로운 모서리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프리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소설은 사랑이 두려운 네 남녀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네 인물은 각자 사랑을 대하는 방향이 다르다. 프리즘의 주인 예진은 우연을 가장해 마음에 있는 사람과 인연 만들기를 모의하고 있다. 반면 예진이 주시하는 인물 도원은 자신이 고독하다는 사실에 무척 만족을 느끼고 있다. 도원은 그저 일에 매진하며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한다. 한편, 오래전 도원의 마음이 향했던 재인은 제과점을 운영하며 홀로 지낸다. 과거의 상처 속에 머물며 내일을 꿈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과점에서 일하는 호계에게는 더 마음이 쓰인다. 외로운 호계를 보며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호계가 자신과는 달리 사람들과 어울리며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호계는... 프리즘이 반짝이기 위해 빛이 필요한 것처럼 반짝이는 사랑에 필요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서사이다. 어릴 적 경험한 트라우마가 사랑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 일은 다시 다음 다른 이의
용인신문 | 12년간의 긴 법정 다툼 끝에 용인경전철 주민소송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마무리됐다.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시에 막대한 재정 손실을 끼친 책임을 물어, 전직 시장 등에게 214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민간투자사업 실패에 대해 개인적 책임을 지게 된 최초의 사례로, ‘세금은 눈먼 돈’이 아님을 증명하고 주민 감시의 힘을 보여준 역사적 판결이라는 평가다. 분명 이번 판결은 예산 낭비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공직 사회에 던지는 책임의 무게를 실감케 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이 판결에 마냥 박수만 치기 어려운 이유는 책임의 무게추가 과연 공평한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경전철 사업이 추진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용인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 용인시는 중앙정부 주도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는 폭증했지만, 교통 인프라는 전무해 ‘교통지옥’으로 불렸다. 경전철은 정부로부터 지하철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약속받지 못한 채, 시민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절박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었다. 물론, 부풀려진 수요예측과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포함한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했던 계약의 과오는 명백하며
생명 축전 홍일선 한때 목화 값이 좋아 귀한 대접을 받았던 밭 어느 해는 너른 토란잎이 참외꽃이 아름다웠던 공경의 밭 지금은 무엇을 심어야 할지 답답한데 작년에 들깨가 흉작이었으니 올해는 깻금이 좋을 거라고 해 참깨 반 되 들깨 한 되 심었는데 허리 아파 며칠 안 나갔더니 쇠비름 명아주 까마중이 여뀌 바랭이풀들 일일이 다 호명할 수 없는 함자들 생명 축전이 장관이었다 약력: 경기 화성 동탄면 출생. 1980년 《창작과비평》등단. 시집 『농토의 역사』 외. 현재 여주에서 〈바보숲 명상농원〉에서 닭을 방사해 키우고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용인신문 | 콜롬비아에는 세계의 큰 산맥이 있다. 안데스산맥으로 이어진다. 안데스산맥은 지구상에서 가장 길게 뻗어있고, 무려 7000킬로미터에 달한다. 베네수엘라부터 칠레까지. 친구네 집은 첫 산맥을 넘어 중간에 있는 Inzá라는 소도시 근처이다. 작은 차에 넷이 옹기종기 앉았다. 짐이 한가득이라 차 위에도 대롱대롱 매달았다. 처음 출발할 때 날씨는 파란 하늘. 고도가 높아지며 안개와 구름이 끼고 얕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가장 높은 지역에서는 한 해에 단 1cm가 자란다는 나무 프라엘레혼(frailejón)이 곳곳에 자라고 있다. 3미터가 넘어 보이니 300년은 족히 살았을 나무. 한참을 바라보다가 서둘러 차로 돌아간다. 아 추워!!!
용인신문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세계무역질서를 송두리째 붕괴시키고 있다. WTO체제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구축하여 세계 경제를 금융자본 독점체제로 재편한 것이 핵심이다. 미국은 2024년 무역에서 총수입 4조 1110억 달러, 총수출 3조 1916달러로 무역적자는 9184억 달러(1334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수출입을 합한 교역 총액은 7조 3000억 달러다. 이는 2024년 미국의 국내총생산 29조 달러의 25%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상품 무역적자 1조 2117억 달러에 서비스 부문 흑자 2933억을 합산한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가 교역국의 관세장벽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즉 미국은 무관세 정책을 고수했는데, 중국, EU, 일본, 한국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은 미국 상품에 불공정한 관세를 매기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의 24.3%를 점하는 2954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EU(독일 제외)는 상품 무역에서 대미 흑자 2356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멕시코는 3위로 1718억 달러의 흑자, 베트남 1235억 달러, 아일랜드 867억 달러, 독일 848억 달러, 대만 739억 달러, 일
용인신문 | 제갈공명이 꿈에서라도 뵙고 싶어 했을 만큼 존경했다는 관자(管子)는 2700여 년 전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의 재상이었다. 그의 저서 『관자』 「목민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무릇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계절을 살펴 농사 때를 놓치지 않게 하여야 한다. 가을이 되면 집집마다 창고가 곡식으로 가득 차게 해야 하니, 이리하면 백성은 날로 부유해질 것이다. 백성이 부유해지면 그 수가 점점 늘어날 것이요, 백성의 수가 많아지면 나라는 저절로 강성해질 것이다.’ 이와 비슷한 가르침이 『논어』에도 기록되어 있다. 공자께서 위나라에 가셨을 때 제자 염구가 수레를 몰았다. 한 마을을 지나며 공자께서 “백성들이 참 많구나(庶矣哉)!”라고 하시자, 염구가 여쭈었다. “백성이 많아지면 무엇을 더해야 합니까?” 공자께서는 “백성을 부유하게 만들어야 한다(富之).”라고 답하셨다. 염구가 다시 “부유해진 다음에는 무엇을 더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께서는 “부자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敎之).”라고 이르셨다. 백성을 부자로 만든다는 것은 곧 백성의 삶을 기쁘게 해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의 말씀처럼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고 살아가는 존재다. 먹을 것
용인신문 | 최근 기흥구 개장한 내꽃근린공원 물놀이장에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추가를 요청합니다. 내꽃근린공원 물놀이장은 기존 놀이터를 철거하고 조성한 만 12세 이하 아이들이 이용하는 물놀이장으로 새롭게 개장했습니다. 하지만 1년에 1개월 남짓 이용 가능한 물놀이장에 제대로 된 미끄럼틀도 하나 없이 단순히 물만 뿌려주는 시설이 돼 버렸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어 공간 활용에 중점을 두고 조성돼 제대로 된 놀이시설은 부족한 상태입니다. 물론 아이들은 즐거워 합니다. 다만 용인지역에서 운영 중인 다른 물놀이장과 비교해 볼 때 놀이시설은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용하기 위한 물놀이 공간 하나를 만든다는 생각보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드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올해는 이미 개장돼 아이들이 이용중이니, 내년에라도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놀이시설 등을 추가해 주길 요청합니다.
서울예스병원 정현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서울예스병원 정현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왼쪽)이 무릎 관절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용인신문 | 지난 202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약 4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60대 이상이 80%를 차지하며 해당 질환이 주로 고령층에 발병하는 질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하지만 20~40대 관절염환자 또한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20~40대 환자는 2014년 1만 8470명에서 2023년 2만 2591명으로 10년동안 22.3% 늘어났다. 전문의들은 특히 40~50대 중년층의 퇴행성 관절염 증가세에 주목하고 있다. 중년에 발병한 퇴행성 관절염은 적절한 관리를 해주지 않을 경우 수술 등이 필요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주사·관절경 이용 치료 효과적 중·장년층의 경우 일단 무릎 관절 손상이 의심되면 검사가 필요하다. 무릎 관절은 뼈 손상 이전에 연골, 인대 등 손상이 먼저 생기는데 이런 조직은 방사선 촬영으로는 구별이 힘들다. 중·장년층 환자들의 경우 무릎 관절이나 연골 손상 부위가 노년층에
서울예스병원 정현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서울예스병원 정현수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왼쪽)이 무릎 관절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용인신문 | 지난 202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약 4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60대 이상이 80%를 차지하며 해당 질환이 주로 고령층에 발병하는 질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하지만 20~40대 관절염환자 또한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20~40대 환자는 2014년 1만 8470명에서 2023년 2만 2591명으로 10년동안 22.3% 늘어났다. 전문의들은 특히 40~50대 중년층의 퇴행성 관절염 증가세에 주목하고 있다. 중년에 발병한 퇴행성 관절염은 적절한 관리를 해주지 않을 경우 수술 등이 필요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1. 원인은 운동·과식 등 생활 습관 퇴행성 질환을 언급하기에 비교적 젊은 연령대인 40~50대 중·장년층에게서 퇴행성 관절염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인 관절염은 잘못된 자세, 운동 부족, 비만 등을 이유로 발병한다. 중·장년층의 경우 특히 과식이나 다이어트로
용인신문 | 콜롬비아에 있는 대나무 건축 워크숍에 왔다. 페루의 호스텔에서 같은 방을 썼던 친구에게 정보를 받았다. 오래 여행하는 장기 여행자들이 자주 쓰는 방법 중 하나는 곳곳에서 자원봉사(발룬티어)를 하는 것이다. 주로 식사와 공간을 제공 받고, 하루에 4시간~5시간 정도를 일한다. 호스텔, 커피농장, 동물보호소, 개인 가정, 건축 프로젝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 번에 여러 명의 자원봉사자를 받는 곳에 가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주로 유럽과 미국 친구들이 많다. 대나무 건축의 개요와 가장 많이 쓰는 세 가지 방식을 배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연스러운 굴곡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대나무는 특장점이 잘 구부러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나무집과도 다르게 곡선을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말뚝을 박아놓고 대나무를 겹쳐 쌓아서 큰 하나의 기둥을 만들었다. 이는 그대로 1층의 기둥이 된다. 이 아름다운 곡선을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구나!
용인(龍仁) 지나는 길에 민영 저 산벚꽃 핀 등성이에 지친 몸을 쉴까 두고 온 고향 생각에 고개 젓는다. 도피안사(到彼岸寺)에 무리지던 연분홍빛 꽃너울. 먹어도 허기지던 삼춘(三春) 한나절. 밸에 역겨운 가구가락(可口可樂) 물 냄새. 구국구국 울어대는 멧비둘기 소리. 산벚꽃 진 등성이에 뼈를 묻을까. 소태같이 쓴 입술에 풀잎 씹힌다. (시집 용인 지나는 길에 , 1977) 약력: 1934~2025년 강원 철원 출생 1959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1991년 제6회 만해문학상 수상 시집 《용인 지나는 길에》 외 다수 전 한국작가회의(고문), 전 민족문화작가회의(고문) ※ 지난달 17일 별세(향년 91세)한 시인은 ‘용인공원’에 영면했다.
용인신문 | ‘식(識)’은 배우고 익혀서 아는 것이고, ‘지(知)’는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깨달아야 할 인간 본연의 앎이다. 그렇기에 무식이 부끄러울 수는 있어도 죄는 아니었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무식이 죄가 되는 순간이 있다. 무식이 정치권력과 결탁하는 순간이다. 그것은 개인의 한계를 넘어, 공동체 전체의 윤리를 위협한다. 최근 ‘리박스쿨’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역사교육은 단순한 콘텐츠의 선택이나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특정한 정치적 의도 아래 미래 세대의 정신에 독을 주입하는 반역사적, 반윤리적 행위이다. 이들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바꾸며, ‘다양한 관점’이라는 이름으로 역사를 정치의 도구로 전락시킨다.“한일합병은 불가피했다”,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 박정희는 근대화의 구세주”라는 식의 이분법적 서술은 학문이 아닌 프로파간다에 가깝다. 문제는 이러한 역사 왜곡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에게 구조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관점의 차이를 넘어 비판적 사고를 무력화시키고, 역사적 감수성을 마비시키는 체계적 세뇌다. 그 결과는 사회 전체의 기억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