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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사카린 프로젝트ㅣ박지일

사카린 프로젝트

                             박지일

 

나의 습관은 막 얼어붙기 시작하는 해변에다 나를 던져놓았다

 

홀로 뒷모습 하며 걸었다

 

얼어붙어라 그대로 잠들라

 

해변 얼어붙기만을 기다리는 당신들 숨소리가 이곳의 나를 꽝꽝 두드린다

 

박지일은 1992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단에 나왔다.『립싱크 하이웨이』는 그의 첫 시집이다. 그 시집 속에「사카린 프로젝트」가 수록되어 있다.

1966년 삼성계열의 한국비료공업주식회사가 건설자재로 위장하여 일본에서 사카린을 대량으로 밀수입한 사건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다루어진 사건이었다. 사카린은 설탕의 300배의 당도를 가지고 있다.

화자는 해변에 스스로를 던져놓고 있다. 해변은 추위로 막 얼어붙기 시작 할 때다. 그의 습관이다. 그리고 걷는다. 얼어붙으라고, 그대로 잠들라고 주문하며 걷는다. 해변이 얼어붙기만을 기다리는 당신들은 독자들일 것이고, 독자들은 화자가 얼어붙기를 기다리며 그를 꽝꽝 두드리는 것이다. 사카린 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는 시다. 시제「사카린 프로젝트」는 어디서 왔을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시다. <문학과지성사> 간『립싱크 하이웨이』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