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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밭 새벽편지 2

이 놈, 다시 오기만 해봐라

게으르기로 소문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 날도 역시 밭으로 모두 일하러 나가고
그 농부만이 집에 남아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결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게슴츠레 눈을 뜨고 주위를 살펴보니,
어느 간 큰 도둑이 대낮에
담을 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도둑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농부는 마음속으로만

“어, 도둑이네.....
저놈, 담장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중얼거리면서 다시
스르르 잠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내 다시
“쿵, 소리가 들렸습니다”

농부가 힘겹게 눈을 떠보니,
도둑이 담에서 뛰어내려
마당을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농부는
무겁게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속으로만 중얼거릴 뿐이었습니다.

“집안에 들어오기만 해봐라.....”

농부가 깊이 잠든 줄로만 안 도둑은
살금살금 집안으로 들어와
농부의 옆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농부는
잠에 취한 채 중얼거렸습니다.

“저놈이 안방으로 들어가네......
뭘 가지고 나오기만 해봐라....”

얼마 후 도둑은 안방에서
값이 나갈 만한 쉼풩湧?
한 보따리 짊어지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문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게으른 집주인은 대문을 열고 나가는
도둑의 뒷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잠꼬대처럼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 놈, 다시 오기만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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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자는 이상하게도
혀만큼은 아주 부지런하답니다.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변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게으름은 나의 일상만
가져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전생을 앗아갑니다.

나아가서는 영혼마저도
게으름에게 빼앗깁니다.




-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서 배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