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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동자승

                           이돈형

 

붓다가 웃는다

 

마지못해 동자승이 따라 웃는다

 

집마당에 있던 강아지처럼, 신랑각시 할래? 하던 영희처럼, 골짜기에 흐르던 물처럼, 주지 스님의 빛바랜 승복처럼 웃는다

 

품이 커 흘러내린 승복이, 빡빡 민대갈통에 김 조각처럼 붙어 있는 검은 점이 부끄러워 동자승은 웃는데

 

붓다는 찰나에 싯다르타를 본 듯 뒤통수가 가려워 웃는다

 

이돈형은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2012년 『애지』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번 시집『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은 지나온 날들에 대한 스스로의 자긍심과 위안, 그리고 새로운 도약에의 의지를 드러낸 정서적 체험의 기록이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이성과 감성, 폐허와 신생, 욕망과 초월 사이의 균형을 위한 시인의 고뇌가 보인다.

「동자승」은 초월 혹은 해탈을 향한 웃음의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작품이다. 대웅전의 부처님이 웃고 있다. 자비로운 미소다. 동자승은 마지못해 따라 웃는다. 동자승은 절밥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웃을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동자승의 웃음은 마지못해 따라 웃는 웃음이다. 동자승의 웃음은 강아지처럼, 영희처럼, 흐르는 물처럼, 주지스님의 빛바랜 승복처럼 웃는다. 흘러내린 승복이, 민대갈통의 검은 점이 부끄러워 웃는다. 그 모습을 지켜본 붓다가 자신의 어린 날을 본 듯 웃는다. 절로 미소가 떠오르는 풍경이다. <걷는 사람> 간 『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 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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