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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km 대장정의 생태기록

   
 
“현재와 미래를 이을 수 있는 생태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수지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대민 군이 생태학계의 귀중한 자료인 하천생태기행문 ‘물고기 열하일기’(도서출판 다인아트 전 2권)를 펴내 화재를 모으고 있다.

19세 소년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는 전문적인 지식과 자세한 설명, 이에 걸맞는 다양한 사진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저 놀랍다는 반응이다.

김 군은 5살 때 가족들과 함께 수원의 서호를 찾았다가 물고기의 떼죽음을 보고 “이 죽은 물고기들이 어떻게 하천에서 살아왔을까”하는 의구심이 동네하천을 시작으로 12년 동안 전국 팔도 하천은 물론 민통선 이북과 몽고의 툴강, 러시아의 아무르강에 이르기까지 무려 30만km의 장정에 뛰어들었다.

이 장정 길에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은 김 군의 아버지 김용학(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씨이다. 또한 아들이 12년간 모아온 생태기록 노트를 책으로 출판하도록 격려해준 사람도 바로 김 군의 아버지이다.

어린 아들이 유독 동물을 좋아하고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많다는 것을 눈치채고 휴일이나 주말마다 아들을 데리고 전국의 하천을 누비고 다니며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단다.

될 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나.

동화책을 읽어야 할 나이에 김 군은 145종에 이르는 물고기 이름을 줄줄 외워댔고 어른도 읽기 어려운 전문도감을 뒤지며 물고기과 생물의 특징을 배워갔다. 또 다른 학생들이 오락이나 공놀이로 스트레스를 풀 때 답사를 가 그곳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호기심을 충족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추억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군은 역시나 “북한쪽 강을 알고 싶어 민통선에 가 새로운 물고기를 채집 중이었는데 이를 수상하게 여긴 군인이 고기잡는 것은 안된다고 20분만에 쫒아낸 것”이라고 말한다.

김 군은“제 꿈은 자연과 어우러진 개발을 하도록 도울 수 있는 생태계 전문지식인이 되는 것”이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선은 원하는 대학의 동물지리학과나 생태학과에 진학해 연구하며 환경복원에 힘 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다.

김 군은 “제대로 알면 더 사랑하게 되고, 사람들은 자연에 대한 사랑을 소유욕과 혼동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일례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어름치’가 한 지방의 축제용으로 다른 물고기들과 함께 너무 많이 잡혀 사라져가고 있는 이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