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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를 넘어 에베레스트로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수지농협이사 대한산악연맹 경기연맹이사로 재임 중인 한만수(62세)씨.
지난 해 4월 환갑의 나이에 히말라야산을 등반해 화제가 되고 있다.

본업이 농사꾼인 한씨는 일주일 2~3회는 꼭 등반길에 오르는 전문산악인 중의 한사람이다.

30대 무주구천동 덕유산의 첫 산행을 시작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산악행군을 한다.

산이 있어 산에 오르는 농부산악인 한씨는 30대부터 본격적으로 산을 타고 있다.

농사일을 하다말고 슬그머니 배낭을 짊어지고 나가는 한씨를 부인과 동네사람들은 말문이 막히는 황당한 모습을 보일 때가 부지기수.

“당연히 이해하지 못하지요. 그러나 어떡합니까. 산이 있기에 산에 가야하는 것을…”

작은 체구에서 솟아나는 열정은 결혼하기 전인 총각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적십자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연히 산안안전보급을 맡게 된 한씨는 이일을 계기로 전문산악인이 되버렸다. 동계, 하계기간에는 일주일 이상 산악행군을 하는 베테랑이다.

“산에 가면 번잡스러운 것들이 훌훌 떨어져 나갑니다”

북한산 인수봉을 등반하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달 반을 기브스하고 있었는가 하면 중년의 나이인 50대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2~3년을 산행을 할 수 없었던 시절 등 여러 번의 고비를 맞았으나 산을 향한 그리움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상현동 토박이 산사나이로 통하는 한씨는 초보산악인들을 위한 세미나 강사로도 활약하면서 고비의 순간들은 살아있는 생생한 교육 자료로 활용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칼만포인트 봉우리를 11일간 등반에 성공했으며 지난 1월 남미최고봉 아콩카쿠아 26일간의 등반길에 올랐다. 등반에 나선 13명 가운데 부단장인 한씨를 비롯한 최종 6명이 정상고지를 밟았다.

내년에 8848미터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등반계획을 세우고 있는 한씨는 언제나 말한다.

“아직도 시작이라고…”

남미 등반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씨는 공항에 마중 나온 부인과 동네사람들을 보고 가슴 뭉클한 눈물이 쏟아졌다.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산을 탈 것”이라는 한씨는 “산에도 매너와 예의가 있는 것”이라며 쓰레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정신을 강조한다.

기껏 들고 내려와서는 중간 즈음에서 휙 버리고 가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할 때면 아쉬움의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