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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용인신문] 먼나무

                    박설희

 

바로 코앞에 있는데 먼나무

뭔나무야 물으면 먼나무

 

쓰다듬어 봐도 먼나무

끼리끼리 연리지를 이루면 더 먼나무

 

먼나무가 있는 뜰은 먼뜰

그 뜰을 흐르는 먼내

 

울울창창

무리지어 먼나무

 

창에 흐르는 빗물을 따라

내 속을 흘러만 가는

 

끝끝내

먼나무

 

박설희는 2003년 『실천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첫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이후 두 번째 시집이 『꽃은 바퀴다』이다. 그녀는 리얼리즘으로 기운 시인이다. 그녀의 시가 상상력 쪽으로 기울면 실패하게 될 확률이 높고 현실 쪽으로 기울면 성공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먼나무」는 은유의 시다. 나무는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웃이다. 이웃인데 먼 이웃이다. 코앞에 있는 이웃이 먼 이웃인 거다. 쓰다듬어 봐도 먼 이웃이고 끼리끼리 연리지를 이루면 더 먼 이웃이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 시는 다 읽은 것이다. 세상 사물들은 서로 은유로 존재한다. 은유의 무서운 힘이다. 먼나무가 가까운 이웃의 은유라면 섬찍하지 않은가. 그걸 읽어 내는 사람이 시인이다. 시인이 더 섬찍하다. 울울창창 무리지어 먼나무라면 이 세상은 살맛나지 않는 세상이다. 누구의 탓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탓이다. 그렇다면 이 시는 통열한 사회비판을 위한 시다. <실천문학>간 『꽃은 바퀴다』 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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