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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아. 드디어 걸렸군.

 

[용인신문] 조朝 문도聞道 석사夕死 가의可矣. 논어 리인里仁편에 나오는 이 문장은 ‘아침에 집을 나서’ 도道를 들은 자는 ‘저녁에 돌아오다’ 죽어도 여한은 없다는 말이다.

 

공자는 일평생 네 가지를 실천하기 위해 애쓴 인물로 뜻은 도道에 두었으며 생활은 덕德으로 했으며, 신념은 인仁을 따르며 쉼은 예藝에서 취했다<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游於藝 논어述而>. 범부로 태어났지만 막살지 않기 위해 그만큼 몸부림 쳤다는 말이다.

 

세상은 이런 공자를 향해 성인聖人과 만세사표萬世師表. 이 두 가지를 합친 대성인지성선사大成人至聖先師라 불렀다. 오소야천吾少也賤으로 시작해서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에 이르도록 절차탁마로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는 그야말로 道를 위해 일이관지一以貫之를 생활화했던 사내임에는 분명했다.

 

“사람이 능히 도를 넓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과 인간을 명징하게 구분했던 철저한 인본주의자이다<人能弘道 非道弘人 논어衛靈公>. 그럼에도 그의 삶은 감히 ‘윗사람에게는’아첨함이 없었으며 ‘높은 자리에서 누군가를 족칠 때’고집함을 미워했다<非敢爲佞也 疾固也>고 논어헌문편 주자의 주는 전한다.

 

쉽게 말해서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우쭐대지 말고 뭣 좀 있다고 해서 함부로 까불지 말라는 말이다. 오죽하면 권불십년화무십일홍이라는 말까지 회자 됐겠는가. 몹쓸 인간은 부모가 때리지 않으면 세상이 때릴 것이고, 세상이 때리지 않으면 하늘이 때릴 것이고, 하늘의 매를 요행히 비껴갔다손 치더라도 세월이 그를 죽음으로 데려갈 것이다. 파요부를 쓴 여몽정의 말이다. 코로나19로 나라가 발칵 뒤집힌 마당에 어느 한 곳도 성한 곳 없이 상처투성이인데 씁쓸한 기사 한토막을 봤다.

 

어떤 노부인이 350억 어쩌고 저쩌고 했는데 그 딸의 남편이 검찰총장이란다. 여기서 방점은 검찰총장에 있다. 소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은 미염공 운장 관우를 손엣가시처럼 여겼다. 관우는 무장 답지 않게 9세 때부터 읽은 춘추를 장군이 된 지금도 읽는 탓에 늘 대의명분을 앞 세웠고 또 그렇게 살았다. 한때 조조는 관우가 춘추를 읽던 방에 춘추각이란 현판까지 달아놓고 관우를 그리워했다. 그런 관우가 죽자 제갈공명은 하늘을 올려보면서 단발마 탄성을 토한다. ‘아. 드디어 갔군.’ 현직 검찰총장의 안식구의 엄마를 염라대왕이 와도 그의 깃털인들 건들랴? 물론 본인은 말하겠지, 수사보고 하지 말라고? 잊지 마라. 누군가에게는 그 이름 자체가 무기요, 권력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