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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문학계 ‘떠돌이 독립군’ 자유로운 시어

박덕규 단국대 교수 시집 ‘날 두고 가라’

 

[용인신문]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덕규 교수가 시집 ‘날 두고 가라’를 곰곰나루에서 펴냈다.

 

1984년 첫 시집을 내고 30년이 지난 2014년 두 번째 시집에 이어 5년만에 세 번째 시집을 펴냈다.

 

박 시인은 1980년대에 하재봉, 안재찬 시인등과 함께 동인지 ‘시운동’을 창간했고, 그 창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박 시인은 문학계에 전방위의 자유로운 떠돌이 독립군의 길을 걸어온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이 문학평론가(경희대학교 교수)는 “박덕규는 떠돌이 독립군으로 삶에 밀착한 문학, 한국과 이국의 수많은 떠돌이들이 체감하는 처절하고 남루한 삶의 바닥으로부터 문학과 예술의 넘치는 생명력과 열매를 끌어올린 시인”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집에서 시 ‘바닥에서’는 서시와도 같다"고 했다.

 

“철저하지는 못하고/처절하기는 했다.// 남루하다 못해/비루한 거였다.// 삶이/문학이 그랬다.// 바닥을 치자/천장이 울었다.// 촛농 떨어져/ 부은 발등으로// 저 아득한/ 먼지 속으로// 나는/쌓여 가는 것!”(‘바닥에서’ 전문)

 

특히 이 시에 나오는 ‘먼지’는 등단 40주년을 앞두고 앞으로 떠돌아다닐 박 시인의 삶의 시간과 문학의 궤적이 농축된 어휘라고 했다.

 

김 평론가는 “박시인은 문학 체제에서도 떠돌이를 자처해왔다”며 “전위와 대중성, 주류와 비주류를 넘나들고, 시, 소설, 동시, 동화, 수필, 평론, 논문, 오페라 극본, 뮤지컬 극본, 시극, 문학/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 유튜브 등 장르와 매체를 불문한 전방위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집에는 현대 시인들의 시가 패러디나 오마주의 형태로 스며들어있다.

 

김 평론가는 ‘폭포’, ‘온몸으로 아주 온몸으로’에는 김수영, ‘바다와 나비와 사랑’에는 김기림, ‘봄’에는 이성부, ‘꽃잎의 여자’에는 오규원,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황지우, ‘지역구’에는 기형도의 어법과 분위기가 겹쳐 있다고 했다. 또 소설가 주요섭, 황순원, 손창섭이 ‘사랑방 손님과 별’ ‘전쟁과 평화’ ‘혈서’ 등에서 작가명이나 작품 내용으로 호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시집에는 김수복, 부모형제 등의 현실인물이나, 토끼와 자라 등 소설속 인물이 등장한다고 했다. 특히 시 ‘용인 사람’에는 실제 용인 사람들을 호출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과거로부터 현재의 인물, 그리고 용인에 뼈를 묻을 자신의 미래까지 담아냈다.

 

박철수 영화감독, 시각장애 1급인 친구 공다원, 사진작가이자 시인인 친구 김종경, 카페 다린의 주인 부부 등 현실속 실제 인물과 정몽주, 채제공, 유형원, 허엽, 남구만, 이사주당, 백남준, 김대중 대통령, 이병철 회장, 조중훈 회장, 박목월 시인 등 과거 인물이 잠들어 있다고 했다. 자신도 어쩌면 죽어서 용인에 묻혀 흔적을 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박덕규 교수는 시인 외에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평론가, 계간 상상으로 소설가에 등단했다. 시집 ‘아름다운 사냥’ ‘골목을 나는 나비’외 소설집, 평론집 등이 있으며, 이상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