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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용인신문] 돌의 뼈

                곽효환

 

돌의 뼈를 본적 있다

들녘 가득한 감나무 황금색으로 물드는

청도읍성 언저리 석빙고

수 백년 풍장에

홍예虹蜺로 남은 돌의 뻐대

돌벽 틈새로 혹은

경사진 돌바닥 배수구 따라

물과 풀과 흙이 들고 날 때마다

돌들은 어깨를 걸고 몸을 붙였을 게다

많은 것들이 맺히고 풀리고 흘러갈 때마다

더 가까이 더 깊숙이

서로가 서로의 몸으로 파고들며 견디어온

돌의 뼈대는 단단한 시간의 문양이 있다

수많은 바람이 실어 오고 간

풍경과 삶이 물결치는 세월의 무늬가 있다

 

곽효환의 시선은 오래되고 아름다우며 눈물겨운 것들에 머문다. 그가 북방에서 더 북방으로 혹은 더 남방으로 이동한 결과다. 그의 시선의 이동은 어법과 이미지의 변화를 가져온다. 시적 혁명이라고 말해야 될 듯한 변화다.

그는 지금 청도읍성에 홍예로 남은 돌다리를 보고 있다. 아니다. 무지개처럼 걸쳐 있는 돌의 뼈를 보고 있다. 돌과 돌의 뼈는 엄청난 이미지의 차이다. 돌의 뼈에는 시인의 숨결이 있다. 돌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시인의 간절한 눈빛이 어려 있는 것이다. 돌다리의 틈새로 물과 풀과 흙이 들고 날 때마다 돌들은 어깨를 걸고 몸을 붙였을 것이라고, 많은 것들이 맺히고 풀리고 흘러갈 때마다 돌들은 더 가까이 더 깊숙이 서로가 서로의 몸으로 파고들며 견디어온 세월은 돌의 뼈대에 단단한 시간의 문양을 남겼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적 상상력은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의 이야기에 닿는다.

그리하여 돌의 뼈에는 수많은 바람이 실어 오고 간/풍경과 삶이 물결치는 세월의 무늬가 있다는 것이다. 곽효환의 이미지는 세월이 무거워질수록 선명하게 살아 빛난다. 문학과지성사 간 너는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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