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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장관 후보 청문회, 사람이 저리도 없단 말인가.


젊은 날 글방 훈도였던 탓에 미염공 한수정후 운장 관우는 평생을 공자孔子가 쓴 춘추春秋 책을 좌우서左右書로 수불석권手不釋卷하며 살았다. 이문열 평역 소설 삼국지 4권 소제목에서조차 드높구나. 춘추春秋의 향내여라며 관우가 춘추 책을 어떤 심정으로 대하는가를 명징하니 기록한다.


관우의 모든 초상화에는 언제나 한 손에 춘추대도春秋大刀라 불리는 청룡언월도가 있고, 다른 한 손엔 춘추 책을 들고 있으며 초상화 화제 또한 뜻은 춘추에 있다는 지재춘추志在春秋로 간담이 서늘하다. 쉽게 말해 춘추의 정신으로 산다는 말인데, 산동의 공자가 지은 춘추를 산서의 관우가 읽었다는 말이다.


관우가 조조의 포로가 되어 생사를 모른 채 헤어진 의형제 유비를 만날 때까지 머물던 조조진영의 관우 숙소 이름 또한 춘추 책을 읽는 집이라는 뜻의 춘추각이다. 우리나라 청와대에도 춘추책의 이름을 딴 제하의 각이 있는데 춘추관이 그것이다. 춘추란 서릿발 같은 엄정함으로 정의를 잃지 않겠다는 말임에는 분명할 터.


일찍이 유향劉向은 춘추의 가르침을 설원說苑권삼卷三건본편일建本篇一본도本道 말미에 칠언대구七言對句으로 정리 왈, 바른 봄이 있다면 어지러운 가을은 없으며<유정춘자무란추有正春者無亂秋>, 바른 임금이 있다면 위태로운 나라는 없다<유정군자무위국有正君者無危國> 고 정의했다.


춘추는 춘추시대에 공자가 노나라 은공隱公 원년부터 애공哀公14년까지 12242년간의 노나라 역사를 경문經文1800여 조16500편년체로 엮은 역사학 경전으로 춘추를 경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가 제나라 직하궁 철인 차성次聖 순자荀子<순자 권학勸學유효儒效편에서 처음으로 춘추를 경으로서 다루고 있음>.


춘추책의 주석서로 춘추삼전春秋三傳이 있는데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 춘추곡량전春秋穀梁傳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이다. 孟子 등문공하藤文公下편에 공자가 춘추를 짓자 나라를 어지럽히는 작자들이 두려워하였다<공자성춘추이난신적자구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고 전한다. 여기서 유명한 사문난적斯文亂賊과 짝을 이루는 난신적자라는 고사가 나왔다. 작금의 대한민국에는 난신적자가 너무 많다.<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