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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열차를 타고 가는 러시아 기행 7 블라디보스토크


해삼海蔘의 땅


글 사진 이상엽/작가

 

블라디보스토크는 변방이다. 그래도 장점은 있다. 이곳은 극동의 유럽이라 할 만큼 슬라브계 러시아인들이 주류이고 서구적인 교양과 합리적인 사고가 흐른다. 게다가 묘하게 아시아적인 규율과 예절이 몸에 배어있다.


도시 주변 환경도 좋다. 특별하게 오염을 일으킬 산업도 존재하지 않고 바다와 내지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요건 중에 사람이 살기 좋다는 자연지리적인 장점이 모여 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서쪽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동쪽의 블라디보스토크라고 자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옛 이름은 해삼위(海蔘威). 풀어 말하면 해삼이 나는 곳이라는 것인데, 해삼은 바다의 이니 오래전부터 한반도 북부와 연해주 지역의 인삼을 비유한 것이다. 해삼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구황식품으로 쓰인 것인데, 일본학자 쓰루미 요시유키는 그의 저서 해삼의 눈에서 한반도 북부 함경도 지역과 연해주의 퉁구스족들이 가장 먼저 해삼을 먹었다고 이야기 한다. 아마도 블라디보스트크의 옛 이름 해삼위는 여기서 연유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


주민은 유럽계 러시아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우크라이나인·우데게이족·오로치족·나나이족·한국인·중국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요즘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은 동북지역에서 온 중국인들이다. 개발 초기, 부두나 건설 현장에서 일한 조선인들은 주로 아무르만이 보이는 산비탈 포그라니치나야 거리의 개척리 마을에 모여 살았다고 한다.


1910년을 전후해 이 마을은 한동안 항일운동의 거점이 되었다.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외친 장지연이 주필로 활약한 <해조신문>도 이곳에 자리를 잡았고 뒤이어 이상설, 신채호, 장도빈 등이 이곳에서 <권업신문>을 냈다. 이후 한인들은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기까지 라게르 산비탈 서쪽의 신한촌을 만들어 정착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느 곳에서도 신한촌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19998해외한민족연구소가 세운 신한촌 한인독립운동 기념탑이 예전의 모습을 추억할 뿐이다.<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