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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 박근혜 대통령 탄핵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원전 606년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노나라 선공 3년 봄(선공삼년춘 宣公三年春)3월쯤 일이다. 초나라 장왕이 육혼 땅에 사는 오랑캐 융을 치고(초자벌륙혼지융楚子伐陸渾之戎), 마침내 낙수까지 쳐들어가(수지우락遂至于雒) 주나라 왕실의 경내에서 군대로 하여금 시위(示威)를 하게 했다(관병우주강(觀兵于周疆). 이에 놀란 주나라 정왕은 대부 왕손만을 보내어 초나라 장왕을 위로하게 하였는데(정왕사왕손만로초자定王使王孫滿勞楚子)초 장왕은 주나라의 보배인 솥()의 크기와 무게를 묻는다(초자문정지대소경중언楚子問鼎之大小輕重焉).

 

대부왕손만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대왈對曰). 솥의 크기와 무게는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덕에 달려 있는 것이지 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재덕불재정在德不在鼎). 옛날 하 나라의 천자가 훌륭한 덕을 가지고 있었을 때에는 (석하지방유덕야昔夏之方有德也)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서도 자기들의 산천이나 기이한 물건의 형상을 그려서 바쳤습니다(원방도물遠方圖物). 그런데 하나라의 마지막 임금 걸왕은 악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걸유혼덕桀有昏德) 솥은 상<>나라로 옮겨가서(정천우상鼎遷于商) 600년이 되었으나(재사륙백載祀六百) 상나라의 마지막 임금 주 왕이 포학했기 때문에(상주포학商紂暴虐) 결국 그 솥은 주나라로 넘어오게 된 것입니다(정천우주鼎遷于周). 이렇듯 솥을 가진 임금의 덕이 아름답고 밝으면(덕지휴명德之休明) 솥이 비록 작을지라도(수소雖小) 무거워서 옮기기 어렵지만(중야重也) 그 덕이 비뚤어지고 어지러우면(기간회혼란其姦回昏亂) 비록 크다고 하더라도(수대雖大) 가벼워서 옮기기 쉬운 법입니다(경야輕也).

 

이글은 고 중수 박정희 대통령께서 춘추좌씨전을 읽을 때마다 유일하게 줄을 치면서 읽었다는 부분이다. 9세 때에 아버지를 따라 청와대에 들어간 그의 딸 근혜 양은 어깨너머로 이글을 익히 봐왔고, 그 또한 꽤 익숙한 문장임에는 분명했다. 훗날 그는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이면서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되었고, 임기 만료 1년여를 앞두고 대통령직에서 헌법재판관 8인의 만장일치로 파면을 당했다. 이제 국민에게 돌아올 것은 쉽게 아물지 않을 후유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