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 맑음동두천 14.8℃
  • 맑음강릉 24.5℃
  • 맑음서울 17.6℃
  • 맑음대전 16.9℃
  • 맑음대구 17.1℃
  • 맑음울산 16.3℃
  • 맑음광주 17.7℃
  • 맑음부산 18.3℃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7.6℃
  • 맑음강화 13.6℃
  • 맑음보은 14.4℃
  • 맑음금산 14.8℃
  • 맑음강진군 13.5℃
  • 맑음경주시 13.8℃
  • 구름조금거제 14.2℃
기상청 제공

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잡룡할거(雜龍割據)시대

 

잡룡할거(雜龍割據)시대

 

주역(周易)권일(卷一)건괘(乾卦)는 잠룡(潛龍) 현룡(見龍) 비룡(飛龍) 항룡(亢龍)으로 시작된다. 잠용은 물속에 잠긴 용이고, 현용은 발톱만 드러낸 용이고, 비룡은 하늘을 날되 몸은 구름에 가려 머리와 꼬리만 보이는 용이고, 항용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서 떨어질 날만 기다리는 용이다. 그리고 근자에 시대가 만든 용이 있으니 잡룡(雜龍?)들이다. 용은 용인데 워낙 꼴 같지 않다보니 세상은 그런 용들을 잡룡이라 불렀다.

 

여기엔 다분히 비아냥을 내함 한다. 깜도 안 되는 것들이 개나 소나 한자리 해먹겠다고 들이대는 꼬락서니가 먹고 살기 위해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자존심 꺾어 가면서 사는 국민들 눈에 좋게 보였을 리가 만무했으리라.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거기에 맞는 사람이 앉아야 옳다. 이 말속에는 그릇이 안 되면 스스로가 사양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생략됐다. 고래로 제왕학은 선비의 길에서 시작되는데 이는 쇄소응대진퇴지절(灑掃應對進退之節)을 몸에 익힌 후 수신제가치국평천하지문(修身齊家治國平天下之文)을 공부한다. 그래서 쇄소응대진퇴지절에서 절()과 수신제가치국평천하지문에서의 문()을 합쳐 절문이라 하는데 이 절문(節文)이 몸에 밴 자가 평천하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우리국민은 희한한 해프닝을 겪었다. 유엔 사무총장을 두 번 씩이나 엮임한 그야말로 군계일학 천하제일 재원 세칭 기름장어 반기문씨가 대통령 해보겠다고 천방지축 날뛰다 제풀에 지쳐 사그라진 것을 목도했다. 그가 그렇게 된 이유는 단 하나다. 배움이 모자라서도 아니고 영어를 못해서도 아니다. 수신(修身)이 덜 돼서이다. 수신은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가늠한다. ()은 몸가짐 곧 처신이고, ()은 환경과 처지에 맞는 말이며 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 정도는 제 손으로 써 낼수 있는 문장력이고 판()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넘어 무엇이 국민을 위하는 길인가를 결정하는 가치 기준이다. 천하웅패의 뜻을 둔자를 일러 용이라 하고, 그를 용좌에 앉히는 이를 봉구린이라 하여 용봉구린(龍鳳龜麟)을 린금개수(鱗禽介獸)의 영물(靈物)로 서상(瑞祥)되는바 용봉구린은 16자율이 있어 국가장흥필유정상(國家將興必有禎祥)<中庸>과 국가장망필유요얼(國家將亡必有妖孼)<禮記>이다. 나라가 흥하려면 반드시 길조가 있으며, 나라가 망하려하면 반드시 요얼이 있다. 대통령을 뽑을 권한을 가진 국민이라면 정상(禎祥)과 요얼(妖孼)을 가리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