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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롯데가(家)와 제환공

평소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같다가도 결정적인 상황이 닥치면 한사람의 인생관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책이 있다. 세상은 이를 인문학(人文學)이라 한다. 관상학을 몰라도 사람을 보면 그 속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 풍수지리를 몰라도 땅을 보면 살만한 땅인지 놀만한 땅인지 공짜로 줘도 갖지 말아야 할 땅인지를 알 수 있는 것. 또한 인문학이다.

인문학과 고전(古典)은 분명히 다르다. 고전은 말 그대로 오래된 책이다. 오래됐다고 다 보물은 아니다. 명품이 오래돼야 보물인 것이다. 인문학은 글속에서 사람을 배우는 학문이다. 그 초보적인 책이 사서(四書)이다. 해제지동(孩提遲童)의 나이 3세 때 이미 글을 듣기 시작했으며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世不動席) 나이 7세부터 읽기 시작하여 10년 공부라는 방년(芳年 꽃다운 나이) 16세에 마친다는 사서.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이다. 조선시대는 이를 성리학(性理學)이라 불렀다. 사람의 본성을 배우는 학문이란 뜻이다. 인문학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과 답인데 벼슬아치가 되어 권력을 잡는 길. 돈을 무지무지하게 무진장 많이 벌어 거부가 되는 길. 권력도 돈도 아닌 초야에 묻혀 음풍농월이나 읊으며 사는 가난한 선비의 길. 인문학은 이처럼 세 개의 길을 알려준다.

구한말 호남 땅에 서당을 연 간재 전우(두문동으로 은거한 야은전록생선비의 16대손) 선생에게는 삼천 제자가 있었는데 그중에 알려지지 않은 곡자 항렬의 치곡 문곡 훈곡 금곡이 있었다. 그들에게는 경서문리(經書文理), 사서문리(史書文理), 춘추문리(春秋文理), 한시문리(漢詩文理)등으로 이치를 깨우치는 독보적인 가르침이 있었다.

문리가 나면 세상이 보이는데 드물게 춘추제환공과 오버랩되는 인물이 둘인데 중수(고 박정희 전 대통령)와 롯데가(家) 회장 신격호다. 그 춘추에 주양왕 9년 기원전 643년 12월 관중과 더불어 춘추오패가 된 제환공은 죽은 지 67일 만에 비로소 장례를 치렀다 한다. 가장 비참히 죽은 패자이다.

제환공은 생전에 네 명의 부인을 뒀는데 첫째부인에게서는 자녀가 없었고, 배다른 형제들 6명이 제환공 노년에 치열하게 싸운다. 이른바 배다른 자식들로 인한 왕자의 난으로 인해 천하의 패자였던 제환공은 토굴에 감금된 채 굶어죽었다. 듣기로 어려서 춘추문리가 나서 일본으로 건너가 거부가 된 그가 노년에 닥친 배다른 자식들의 난으로 내홍(內訌) 중 이라하는데 설마하니 굶어 죽기야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