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농의 세설>
린획(麟獲)은 양날의 검
BC481년 노 애공 14년 공자는 71세 나이에 춘추를 썼는데 노나라 서쪽에서 기린이 잡혔다. 서수획린(西狩獲麟)은 소식을 듣자 춘추 책을 기린 잡은 데서 멈추다(春秋止于獲麟)로 맺는다. 이 문장은 훗날 처세술의 경책으로 회자된다.
사람이란 이기적이어서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하다. 그 약함 속에는 욕망이 이성을 이김을 내함(內含)한다. 영웅은 공부하지 않지만 남 밑에 있으려면 배워야한다.(英雄不會讀詩書 取而代之 水湖志)필요하면 아버지처럼 모시고 필요 없을 땐 후레자식처럼 버리는게 세상인심이다. 남 밑에 오래 버티려면 네 권의 책이 필독이다. 비문, 마지, 한해, 당송(非天.馬地.韓海.唐宋). 한비자의 글은 하늘의 그물망 같고, 비천(非天) 사마천의 글은 땅과 같고 마지(馬地)한 퇴지의 글은 바다 같고 한해(韓海) 당송의 시는 사람을 움직인다.
이인(移人) 본래 당시는 77명의 시 311수이나 장섭(章燮)이 당시삼백수주소(唐詩三百首註疏)를 달면서 11수를 첨하여 321수가 전한다. 와신상담의 패자 월왕 구천이 복수 할 수 있었던 것은 거짓된 행동으로 진실을 숨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식은 수단이고 책략이다. 업을 이루려면 가공할 가식을 배워야 한다. 물론 제왕이 되어서도 반드시 잊지 말아야할 것은 신비주의를 넘는 비밀이 있어야 한다. 통치자에게 비밀이 없다면 신하를 잃는다. 민심(民心)을 잃어도 왕 노릇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하를 잃으면 왕 노릇도 끝난다. 천하를 얻는 데에는 방법이 있다. 백성을 얻으면 바로 천하를 얻는 것이다.(得天下有道 得其民 斯得天下矣孟子離婁上)라고 했지만 요순시대 이후론 전무하다.
춘추 끝말 린획(麟獲)은 양날의 검이다. 내가 통치자를 잡는다는 말과 통치자에게 잡혔다는 말이다. 근자에 임명된 신임 총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많은 기스가 드러났다 그런 그에게 직언직간을 기대하는 국민은 많지 않으리라. 그런데 퇴임하는 비서실장이 있는데 그가 잡힌 건지 잡은 건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을 국민들에게 지탄받게 했고, 그분의 남동생을 검찰에 끌려나오게 하는 수모를 겪게 했다. 이뿐이랴. 외국 순방 중에는 치마에 걸려 넘어지는가 하면 현 대한민국 대통령을 부정하는 피켓이 횡횡하게 했다. 국민은 이런 꼴을 보려고 비싼 봉급 줘가면서 비서실장 둔 게 아니다. 새로 임명 대통령 비서실장은 과연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