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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낙방거사가 부르는 절창 남창지름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낙방거사가 부르는 절창 남창지름

선비가 일생을 두고 해야 할 공부는 경전을 읽는 것이다. 밥을 굶을 수는 있지만 글 읽기를 멈출 수는 없다. 선비 삼로(三<衫>勞 옷깃을 여미고 힘쓴다)라 하여 선비는 세가지 일에 힘을 쓰는데 글 읽는 일, 상소문 쓰는 일, 그리고 부학이다. 부학(副學)은 네개가 있는데 시서·화·금(詩·書·畵·琴)이다.

선비가 잡기에 능해서는 안되지만 시서화금은 부학이라 하여 잡기와는 구별을 한다. 계(紒)상투하고 치포관(緇布冠)을 쓰고, 청금의(靑衿衣)나 학창의(鶴氅衣)를 한 선비는 시(詩)즉 한시에 운자(韻字)를 놓을 줄 알아야 하고, 서(書) 즉 붓글씨를 쓸 줄 알아야하고, 화(畵) 즉 사군자를 칠 수 있어야 하고, 금(琴) 즉 시조창을 읊을수 있어야 한다.

시조창이라는 명칭은 가람 이병기(1891~1968)선생은 시절을 노래한다는 ‘시절가’로서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줄인 말이라 했다. 본래 이 말은 서천 화양인(人) 영조 때 시인 석북 신광수(申光洙) 숙종 38년 1712년~영조 51년 1775년의〈석북집〉관서악부 15장에 있는 말로서 관산융마(關山戎馬)기록에 의하면

‘시조는 장음과 단음을 늘어놓은 것으로 장안의 가객 이세춘으로부터 나왔다’고 전한다.
가람은 변호사 ‘이채’의 장자로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1898년부터 고향의 사숙에서 한학을 익혔으며, 일제강점기 동안 금서였던 중국 양계초(梁啓超)의 음빙실문집(飮氷室文集)을 읽고 깨달은 바 있어 신학문을 한다.

사족으로 음빙실문집은 계명(戒名)을 봉완(奉玩)으로하는 용운(龍雲) 법명 아호 만해(卍海) 께서 24세 때 설악산 백담사 주지 연곡(蓮谷)스님을 은사로 사문이 될 때 연곡이 전해준 책이기도 하다.

조선 시조창은 크게 경제와 향제로 구한말까지 이어오다가 6·25남북분단이후 4대 분파로 나뉜다. 경기 서울 중심으로 경제(京制)가 있고,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완제(完制)가 있고,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영제(嶺制)가 있고, 충남을 중심으로 내포제(內浦制)가 있다.

다산은 일 년 중 공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날을 두 번에 걸쳐 삼일을 꼽는데 중추가절을 지난 맹추중순에서 이짝저짝 사흘과 한 달 뒤 11월 중순 첫눈이 오는 날 이짝저짝 사흘을 꼽는데 이날은 공부하기 전에 먼저 마음을 열기 위해서 시조창을 읊고 시작을 한다.

과거를 앞둔 선비는 평시조인 약천의 동창이 또는 봉래의 태산이 높다 하되로 창을 하지만 낙방거사는 터지는 속을 달랠 길 없어 폐부를 찌르는 남창질음인 바람아(작자미상) 또는 삭풍은 절제대감 김종서 작을 부른다. 지난 13일, 옛날로 치면 경전을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인 진사시험격인 대학수능 있었다. 행여 낙방거사되어 삭풍은 가지 끝에 불고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젊은이가 나오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