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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야당이 아둔하니 대통령이 독주할 수밖에…

<우농의 세설>

한 초부(樵夫·나무꾼)가 있었다. 가문은 한미했고 삼세이전의 선 망부독자다. 춘추공량전(春秋穀梁傳)의 글처럼 아버지가 없으니 스승을 찾지 못했고, 스승을 찾지 못했으니 글을 배우지 못했고, 셈 또한 알리가 만무했다.

저자에서는 그를 일자무식이라 불렀다. 땔감을 장에 팔아 받은 돈으로 곡식을 바꿔 어머니를 봉양한다. 참으로 효자다. 어머니는 밥을 먹을 때마다 항상 같은 말은 한다. 주고, 지고, 놓고 살아 갖지 말고 남에게 주고, 이기지 말고 남에게 지고, 욕심 부리지 말고 놓고 살란다. 세상에 이보다 더 큰 가르침이 또 있으랴.

하늘은 효자를 외면하지 않는 법. 탁발 나온 승려가 주막문전에서 금강경 ‘장엄정토분’에 나오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基心)-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라”를 외자 마침 주막에다 장작을 팔고 나오던 그가 듣는 순간 깨달아 출가를 결심 한다.

이른바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돌아와 어머니께 하직 인사올리고 호북성 풍무(湖北城 馮茂) 동산사(東山寺)에 머물던 호북성 황매(黃梅)현 출신 5조(祖) 홍인(弘忍) 601-674에게 출가한다.

홍인문하엔 일천 명이 넘는 문도가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처음 만난자리에서 홍인화상 왈, “너 같은 영남의 야만인이 어찌 감히 부처가 되기를 꿈꿀 수 있단 말이냐”고 하니 그가 답한다. “사람에게는 남북의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어찌 불성에 남북의 분별이 있겠습니까(人卽有南北 佛性卽無南北). 이에 5조 홍인화상은 무릎을 탁치며 알듯 모를 듯 소리친다. 갈…, 면접시험이 통과되는 순간이다. 부처님 말씀에만 붙인다는 경(經)의 지위까지 오른 선종의 바이블 종경(宗經) 육조단경(六祖壇經)의 육조 혜능 출가기(出家記)다.

그가 일자무식 초부에서 선종의 바이블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타이밍이다. 7·30 재보선 결과를 보면서 타이밍을 놓쳐 건곤일척의 기회를 잃은 인물을 꼽으라면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안철수 의원이 으뜸일 것이다.

한때는 대통령후보 0순위까지 올랐던 그가 7·30재보선 참패로 인해 서있기조차 불편한 지경이 됐다. 똑똑하다는 그가 이젠 어떤 모범 답안을 내놓는다 해도 국민들은 그에게 피곤 할 뿐이다. 어쩔 수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독주는 계속 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