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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세월아~세월아

우농의 세설

노(魯)나라 빅 쓰리는 중손씨(仲孫氏) 훗날 맹손씨(孟孫氏), 숙손씨(叔孫氏), 계손씨(季孫氏)며 계손씨의 세력이 가장 컸다.

어려서부터 공자는 먹고 살기위해 계씨 집안의 창고지기가 된다. 생각은 가(家)보다 국(國)이지만 현실은 계무자(季武子), 계평자(季平子), 계환자(季桓子), 계강자(季康子), 4대에 걸쳐서 밥벌이 때문에 인연을 유지한다.

계환자(季桓子)와 소원해져서 위나라로 망명했지만 그의 아들 계강자(季康子)가 다시 국정 고문으로 모셔온다. 공자의 나이 68세다. 젊은 실권자 계강자(季康子)가 정치에 대해 묻는다. 선생님, 저는 나쁜 놈들을 다 죽여 정의를 바로 세우고 싶습니다(季康子問政於孔子曰 如殺無道 以就有道 何如).

공자 왈. 정치를 해야지 어찌 살인을 하려는가, 그대가 먼저 착하면 백성들이 착해질 것이다(孔子對曰 子爲政 焉用殺 子欲善 而民 善矣). 군자가 바람이라면 소인은 풀이니,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君子之德 風 小人之德 草. 草上之風 必偃).<顔淵篇 19章> 이에 시인 김수영은 독특한 새김을 한다. 그의 시<풀>이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시인 김수영은 실패에 두려워 쭈뼛이는 수동적인 존재에 불과한 민초를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더 빨리 울고, 더 먼저 일어나는 자생적 능동주의자로 바꾼다.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훗날 노나라의 재상이 된 자공이 이해가 안 돼 재차 정치가 뭐냐고 묻자. 공자 왈, 백성이 배부르고(足食). 군대가 튼튼하고(足兵) 백성(民)이 믿게(信之矣) 하면 된다.

자공이 다시 묻는다. 세 가지 중 하나를 버린다면? 군대다.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공자 왈, 양식이고 마지막까지 버리지 말아야 할 것으로 신(信)이다. 여기서 신(信)은 두 가지 의미다.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는 행정력과 국민이 정부를 믿는 믿음. 세월호의 침몰이라는 국가적 비극 앞에 정부는 행정력을, 국민은 신뢰를 잃었다.

다산 왈, 백성이 윗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고, 백성이 서지 못하면 군대라도 환란을 막을 수 없고, 배불러도 즐겁지 않다. <다산논어고금>임금이 백성의 믿음을 잃는다면 그 나라는 존립할 수 없다. 민무신부립(民無信不立), 논어의 글을 백호 윤휴가 사약 받으면서 우암에게 던진 말이다. 왕의 최측근인 우암에게 임금 똑바로 모시라는 충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