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3년 계사(癸巳-흑사·검은뱀)년이 지나가고 2014년 갑오년(甲午年)이 왔다.
갑오년은 60간지 중에 31번 째의 해인데 음양오행에서 갑오년의 갑(甲)은 청색을, 오(午)는 말을 의미해서 청말의 해라 한다.
일반적으로 말띠는12년 주기이며 12년 후인 2026년은 붉은 말띠, 2038년은 황 말띠, 2050년은 백 말띠, 2062년은 흑 말띠, 60년 후인 2074년이 되어서야 다시 갑오년 청 말띠가 된다. 천간(天干)을 오행(五行)으로 풀이하면 갑을(甲乙)은 목(木), 병정(丙丁)은 화(火), 무기(戊己)는 토(土), 경신(庚申)은 금(金), 임계(壬癸)는 수(水), 목은 푸른색 청(靑), 화는 붉은색(赤), 토는 노란색(黃), 금은 흰색(白), 수는 검은색(黑)이며 말띠이다.
쉽게 말해서 갑오생은 청마, 병오생은 적마, 무오 생은 황마, 경오생은 백마, 임오생은 흑마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갑목(甲木)은 푸른 청색 동방(東方)이며 봄(春)의 시작을 의미한다. 더욱이 오(午)는 시각으로 보면 한 낮인 정오를 의미하는데 뜨거운 불이 성한 시각에 갑목(甲木)이 목화생(木火生)격으로 나무에 생(生)의 기운을 받아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형국이다.
명리학에서 띠 구분은 입춘 일을 기준하므로 2014년 2월4일 입춘일을 기준으로 이전에 태어났으면 비록 2014년 1월1일 태어나도 계사년 뱀띠가 되는 거고 입춘일 다음에 태어나야 청 말띠가 된다.
연암 박지원은 정조 때 검서관을 지냈던 간서치 이덕무를 비롯하여 백동수 등과 교류함에 앞서 계를 만들었는데 북학파가 그것이다. 북학파를 결성할 때 예를 든 것이 푸른 말인데 청말은 달릴 때 홀로 앞서지 아니하고 먹을 때 혼자 배부르지 아니하며 더불어 먹고 함께 사는 습성을 지녔다 한다.
우리도 이처럼 더불어함께 하자며 주역의 예를 든다.「두 사람이 같은 마음이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자를 수 있고, 진정한 마음에서 하는 말은 그 냄새가 난초같이 향기롭다.(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 易經 繫辭上傳)」이를 북송(北宋) 태조 조광윤 때 명재상을 지낸 범질(范質)은 재해석하길「모든 사람과 더불어 사귄다면, 금란지계와 같다.(擧世重交遊 擬結金蘭契)」 이는 작게는 남녀 간의 애정 사지만, 크게는 임금과 백성의 관계요, 오늘날의 위정자와 국민의 관계를 말함이다. 고로 2014년은 말로 상처주지 말고 서로를 돌보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송우영(한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