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공(哀公) 14년 좌전(左傳)자로가 묻는다. 위나라 왕이 선생님을 모시고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선생님은 무엇을 가장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는 답한다. 반드시 이름을 바르게 하겠다(必也正名乎). 그러자 자로는 묘한 답을 한다. 선생님도 참 어리석군요. (子路曰 有是哉.子之迂也 奚其正?)라고 하는데 자로는 스승께 망령된 표현을 쓸 수는 없고 해서 발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멀리 돌아간다는 의미의 「우迂」를 쓴다.
쉽게 말해서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한 소립니까”라는 비아냥거림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스승 공자는 몹시 불쾌한 어투로 소리친다. 이런 못난 놈 자로야 !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이치에 어긋나고, 말이 이치에 어긋나면 일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 또 일이 이루어 지지 않으면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않으며, 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刑罰)이 부당하게 된다. 그러니 형벌이 부당하게 되면 백성들은 손발조차도 둘 곳이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임금은 반드시 그에 맞는 말을 해야 하고, 반드시 한 말에 대해 실천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임금이 자기가 한 말로 인해 욕(苟)이 몸(己)에 이르지 않는다<논어 자로편 13-3문장>.
국민들이 박근혜 후보께 물었다.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박근혜 후보는 어린학생부터 대학생과 청년, 그리고 노인과 중증 환자에 이르기까지 빈틈없이 해당되는 절묘한 약속을 한다. 그 공약에는 세금을 올려서 해 주겠다 는 말은 없었다. 세상은 이런 박근혜 후보를 일러 원칙주의자라 한다. 결국 그 공약을 믿어보자며 대통령으로 뽑아줬고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되어 지금 청와대에 계신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지금 강호(江湖)의 저자거리엔 이런 말이 돌고 있다.「저사람 대통령 왜 했데」 여기서 저 사람은 청계 이명박 전 대통령님이시다. 이런 말을 듣고도 밥이 목에 넘어간다면 이를 일러 우이독경 이랄 밖에.
송우영(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