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12.5℃
  • 맑음강릉 22.5℃
  • 맑음서울 16.7℃
  • 맑음대전 14.8℃
  • 맑음대구 14.9℃
  • 맑음울산 15.7℃
  • 맑음광주 16.6℃
  • 맑음부산 16.4℃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7.1℃
  • 맑음강화 17.3℃
  • 맑음보은 11.3℃
  • 맑음금산 10.3℃
  • 맑음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3.1℃
  • 맑음거제 16.8℃
기상청 제공

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교회여! 스스로 십자가를 내려놓아야

우농의 세설

하나님을 속일 정도면 무슨 짓인들 못하랴. 성경을 읽기 위해서 촛대를 훔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포도가 열리니까 포도나무인가 포도나무니까 포도가 열리는가. 이는 죄를 지으니까 죄인 이전에 죄인이니까 죄를 짓는다는 기독교회의 뼈대를 이루는 원죄론이다. 근본이 그러니 그렇다는 거다.

서울소재 한국 중량급 어느 교회의 담임목사가 박사학위 표절이 들통 나서 6개월 설교 중지와 월급 30프로를 감봉 당했다. 한국 교회가 똥통으로 빠지는 순간이다. 본인은 기도원으로 가서 근신중이란다. 아마도 6개월을 그렇게 버틸 심산인 모양이다. 박사학위 표절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담임 목사직을 떠나겠다고 까지 말한 평소의 쾌도난마와 같은 설교에 비하면 꽤나 옹색해 보인다.

조선유가(朝鮮儒家)는 아국(我國)18현(賢)이 있고, 그 안에 에이스로 불리는 동방 오현이 있다. 그 다섯 선비가 어린 시절 귀에 딱지가 지고 뼛속까지 새겨들어온 말이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외밭에서 신 끈을 매지 않으며,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오얏 아래서 갓끈을 매지 않는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서 오해받을 짓조차도 하지 말라는 말이다.

박사학위 표절이 어찌 그분뿐이랴. 모세시대 같으면 하나님이 만나와 메추라기 줄 것이고 베드로 시대라면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는 말씀의 권위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능력이 떠난 오늘날의 교회는 돈이 필요하고, 목사에겐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라는 예수의 말이 한낱 개그에 불과할 뿐이다.

이제 표절 목사는 하나님의 종을 떠나서 신 앞에 단독자로서 이쯤에서 다 내려놓고 죽을 때까지 교회 근처는 그림자도 비치지 말아야한다. 하나님의 강단은 그렇게 부정하고 그런류의 인간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설교를 할 정도로 천박한 곳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찬기도회 때 길자연 목사 앞에 무릎을 꿇고, 또 한국사회가 교회 목사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은 못나서가 아니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삶의 청빈함과 추상(秋霜)같은 도덕률과 지독한 사랑 때문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수도사에 준하는 삶에 깨끗함과 사랑을 나눌 자신이 없다면 교회는 스스로 십자가를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