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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염라대왕도 떨게 한다는 그 충동적 야성(野性)

우농의 세설

염라대왕도 떨게 한다는 그 충동적 야성(野性)



대선 판을 있는 대로 휘젓고, 결과도 안보고 샌프란시스코로 튄 안철수를 모셔오자는 민주당내 백가쟁명은 참 측은하다. 지고 싶어서 3박 4일 동안 스텝 밟고 빽을 써도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안철수만 목 빠지게 기다리다 한방에 훅 간 노짱 폐족의 떨거지들은 예수의 말처럼 문밖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갈면 되겠지만, 그들을 응원 했던 1469만 표의 단일 비토그룹은 어쩌란 말이냐.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박 당선인은 노회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다. 밀봉인사가 그것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을 띄웠을 때 여론의 온도차를 동물적 감각으로 체감한 것이다. 청문회라는 정글에 먹잇감으로 이동흡 법관을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던진다.

야당은 작심하고 융단폭격을 가했다. 그의 법관 명예는 쓰레기로 분류돼 회생불능. 이를 지켜본 1469만 표의 가슴이 후련했다.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격이지만 2프로 부족. 그래서 나온 게 외관상 입지전적인물 상유(桑楡)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다. 그런데 총리 지명 5일을 못 넘기고 자진사퇴. 평생을 법관으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 청명(淸明)을 증명하지 못한 것이다. 빛나던 공인에서 추한 개인으로 전락되는 순간이다.

여론은 박 당선인의 밀봉인사 스타일에 문제의 방점을 찍는다. 과연 몰랐을까? 중수 박정희는 9세 때 논어를,11세 때에 동중서의 춘추번로 천인상관론(天人相關論)을 깨우쳤다. 호암 삼성 창업주가 6세 때 논어를 읽은 것에 비하면 늦지만 아산 현대 창업주가 9세 때 대학을 읽은 것에 비하면 늦은 것도 아니다. 춘추는 세 개의 해설서를 갖는다. 좌씨의 춘추좌씨전 공씨의 춘추공량전 곡씨의 춘추곡량전 이를 춘추삼전. 동중서의 춘추번로(春秋繁露)와 더불어 춘추사서라 한다.

어려서 청와대에서 아버지께 춘추를 들은 그가 그걸 몰랐을까? 어쩜 민주당은 5년 내내 그의 치마폭에서 헐떡이며 회초리나 맞다 끝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창당 이래 전에도 없고 이제도 없고 앞으로도 없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는 가장 무서운 귀신(鬼神) 고수를 대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명지하라. 박 당선인 가슴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그 한수 속엔 염라대왕도 떨게 한다는 충동적 야성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