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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밤의 대통령 김태촌의 명복을...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밤의 대통령 김태촌의 명복을….

사람이 있는 곳에는 강호(江湖)가 있고, 강호가 있는 곳에는 이권 다툼이 있고 이권다툼이 있는 곳에는 주먹이 있다. 예의가 무너지고 정치판이 패권다툼으로 요동치고 종교가 사회를 정화시키지 못할 때면 등장하는 것이 그들이다. 목숨보다 의리와 주먹 하나로 국가의 법을 깡그리 무시했으며 금지된 일을 해냈다.

이긴 자가 왕이 되는 것이 그들의 불문율이다. 이를 일러 밤의 대통령이라 불렀다.

한비자는 오두라 하여 이를 싫어했지만 사마천은 그의 역사책에 의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 한다. 그중 하나가 곽해(郭解)라는 협객이다. 곽해는 오척 단구로 물러설 줄을 모른다. 물러서지 않는 이가 또 있으니 북한 인민무력부장 오백룡이다. 구(舊) 소련 군사학교 훈련 때 “뒤돌아가!” 하면 “군인은 뒤돌아가는 법이 없다”며 앞으로만 갔다. 이로 인해 명령불복종으로 갖은 욕을 당했지만 “패장이나 뒤돌아가는 법”이라며 끝까지 버틴 사내다.

이 오백룡이가 젊은 시절에 시라소니 윗대의 주먹들과 어울렸다한다. 이른바 낭만파 주먹의 시작이다. 낭만파 주먹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하나 있다. 동네 깡패에서 살인자로 장군으로 신(神)의 반열에 오른 사내. 누상 촌 탁현지방의 넘버쓰리 ‘한수정후 미염 공 운 장 관우’. 삼국지 제일의 천하맹장 여포 수하 부장 중에 진의록이 있는데 그의 처가 미색이다. 자존심 센 관우가 일생에 한번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데 다름 아닌 조조에게다. 여포를 잡으면 그의 부장 진의종의 처를 달라는 것이다. 조조는 ‘천하의 관우가?’ 라며 으아해 한다. 진의록의 처를 본 조조는 “관우가 빠질 만도 하군” 그러고는 자신의 아내로 삼는다.

훗날 조조의 비빈이 된 두부인(杜夫人)이 그다. 여자를 빼앗긴 관우는 그때부터 목숨을 걸고 조조와 일전(一戰)을 불사한다. 천하를 뺏겨도 남자는 살 수 있다. 그러나 여자를 빼앗기고는 못산다. 이른바 수컷의 본능. 먹고 살기 위해 행상을 하는 엄마가 깡패들에게 무릎을 꿇고 비는 모습을 눈물로 지켜본 착한 소년이 있었다. 세상 그 누구도 누군가의 어머니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라. 이름 자체가 무기요 전설이 된 밤의 대통령 김태촌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메시지다. 미화될 수 없는 삶이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