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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죽어서는 용인이 좋다?

용인 시립장례문화건립 문제가 난항을 겪으면서 사거용인(死居龍仁)이라는 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용인사람이라면 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居龍仁)이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알고 있는 데로 살아서는 진천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이 좋다는 뜻이다.
풍수지리적으로 용인이 터가 좋다는 의미 해석돼 용인에는 공동묘지가 꽤 많다.

이 말의 어원을 찾다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용인사람 김생원과 진천사람 황진사가 같은 날 동시에 사망을 했는데 알고 보니 용인사람 김생원은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았는데 저승사자가 실수하여 잘못 데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염라대왕이 실수로 데려온 김생원을 다시 지상의 세계로 내려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김생원이 집에 와 보니 김생원의 자식들이 아버지의 시신을 화장 해버려서 김생원의 영혼이 들어 갈 수가 없어 같은 날 동시에 죽은 진천 황진사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장례식을 치르는 중에 황진사가 도로 살아나고 살아난 황진사가 자신은 용인의 김생원이라며 집으로 가겠다고 부득부득 우겼고 소식을 들은 용인의 김생원 가족들이 진천으로 달려와 자신의 부친이라며 서로 모시겠다고 다툼이 일어 송사가 벌어졌다고 한다.

양쪽 집안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진천현감이 용인의 김생원이 환생한 것은 사실이나 진천 황진사의 몸을 하고 다시 태어났으니 살아서는 진천에서 살고, 죽어서는 용인으로 가서 장례를 치르도록 하라고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결국 용인 김생원의 자식들이 진천으로 이사를 왔고, 두 가족이 모두 김생원을 극진히 모시다가 김생원 사후에는 용인으로 가서 장사를 지냈다고 한다.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라는 명 판결이 오늘날의 용인 땅을 명당으로 인식시키는 근거가 된 셈이다.

그런데 이런 명당자리인 용인에 화장장이 하나도 없다니 좀 아이러니하다.

경기도내 화장률이 오는 1025년이면 7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한다. 성남 화장장은 지난해 12월 외지인에 대한 화장료를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했고 수원 역시 올해 안으로 이용료를 100만 원 이상으로 인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거기에 지방자치단체별 화장장 설치가 의무화하는 개정 장사법이 5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화장시설이 없는 지역 주민들의 화장장 이용료 부담이 크게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화장장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 되어 왔다. 용인 인구가 벌써 80만을 넘어 서고 이제 100만을 바라보는 시대가 왔다.

지금까지 긴 시간을 끌어왔다. 어디가 됐건 용인에는 화장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는 진짜 용인의 미래를 바라보는 결론이 나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