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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의 꿈

김태호(시인)

개나리며 진달래, 벚꽃까지 도처에 꽃들이 만발한 봄날이다.

지난 4월 8일 밤, 러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주기지에서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태운 로켓이 발사되어 십여 일간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4월 19일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였다.

그 동안 남의 일처럼 보아오던 우주여행을 우리나라의 이소연 우주인이 탄 우주선을 바라보며 모든 국민들은 새삼스럽게 우주의 신비를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우주선이 발사되는 날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나부끼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육중한 우주선이 하늘로 치솟는 광경에 박수를 보낸 일이며 이틀간의 비행을 거쳐 팔 백리 상공에 있는 우주정거장에 안착하여 도킹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구와 우주인간의 인터뷰를 하던 장면과 태극 마크를 디자인 한 우주복을 입은 한국 우주인의 당당한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 뭉클하던 순간은 참으로 잊지 못할 일로 기억된다.

더욱이 우주선 내에서의 이소연씨의 하루하루 생활을 소상하게 접하며 우리에게도 우주로 가는 꿈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 우주선에 있는 이소연과 자라나는 어린이와의 대화는 참으로 압권이었다 할 것이다.

어린이들이 꿈을 가져야 한다며 세상은 꿈꾸는 자를 향하여 문이 열려 있다고 하는 이소연 우주인의 간곡한 메시지는 절규에 가까운 감동을 안겨주었고 우리나라도 곧 고흥 반도에 건설중인 나르우주기지가 완성되면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이 실현된다는 자부심까지 안겨주었던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서 함께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으니 때마침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 이어서 그런지 우주인을 바라보는 장애인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기도 하였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 공간에서 힘들이지 않고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는 우주인을 보며 장애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지체 장애자들은 꿈에라도 우주에 가서 마음대로 유영할 수 있는 날을 가슴속에 그려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였다.

눈앞의 현실이 아무리 어렵고 각박해도 꿈꾸는 자는 행복하다는 말을 되뇌어보는 아름다운 시간, 만발한 꽃들과 함께 봄밤의 꿈을 무르익게 한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탄생시킨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