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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통증만이라도 없었으면"

"저는 이제 더 이상 삶에 미련은 없습니다. 제발 살아있는 동안 고통만이라도 덜 수 있었으면 여한이 없겠어요" 말기 위암환자로 5년째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최훈자씨(58·여·유림동 팔복의 집). 최씨는 하루에도 수십번 찾아오는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누워있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이불을 깔고 엎드려 지낸다.
지난 5년 동안 훈자씨는 수술을 네 번이나 받았다. 그때마다 그녀의 장기는 하나씩 잘려나갔다.
암세포가 위에서 대장, 임파선까지 계속 확장해 갔기 때문이다. 위를 잘라내고 대장도 거의 잘려나갔다. 현재 최씨는 식도와 장을 바로 연결한 채 음식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다. 잘라낼 수 있는 것은 다 잘라냈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암세포로 인해 통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간의 투병생활로 인해 가세는 기울고 남편마저 그녀를 포기, 올 1월부터 이곳 유림동 팔복의 집에서 살고 있다. 팔복의 집은 원장 최분다씨(43·여)가 사비를 털어 운영하는 비인가 복지시설이다. 최씨가 폐지를 팔아 버는 돈과 남편이 받는 월급으로 정신박약아, 치매노인, 중풍환자 등 14명의 식구가 생활한다.
훈자씨는 통증이 덜했던 한달 전만해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시한부 생명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같이 생활하는 치매환자나 뇌졸증을 앓고 있는 할머니들 식사도 먹여주고 수발도 들어주는 등 식구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현재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훈자씨는 이틀에 한 번 맞는 영양제와 하루 2병의 포도당주사로 생명의 끈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간혹 통증이 없을 때면 웃음을 잃지않으려 애쓴다는 훈자씨. 그녀는 얼마남지 않은 자신의 생에서 통증만이라도 없애줄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제발 통증만이라도 없었으면…." 훈자씨의 간절한 소망이다. 월평균 100여만원이 고작인 수입으로 훈자씨를 비롯한 중증환자의 약값과 14명의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벅차기만한 것이 팔복의 집 현실이다.
(도움 주실 분 문의: 대한적십자사 용인부녀봉사회 0335-335-4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