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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씁쓸한 간담회

옛말에‘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말이 있다. 기대한 만큼 만족을 얻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용인시의회(의장 이정문)가 지난 7일 개최한 지역발전과 정서함양을 위한 대시민 간담회를 지켜본 사람이면 이 말의 의미를 한 번쯤은 떠올렸을 것이다. 전국 자치단체중에서는 최초로 개최한 대시민 간담회인 만큼 결과는 제쳐두더라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갖는 의미는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간담회가 갖는 의미에 비해 회의자체는 완전히 수준이하였다는데 문제가 있다. 2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토론형식의 간담회는‘빛좋은 개살구’였다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하다.
이날 간담회는 시의회가 모든 것을 주관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모든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토론의 장이다. 그렇다면 시의회는 회의진행 및 방법 등에 대해 사전에 철저한 조율을 거쳐 준비를 했어야 한다. 이에따른 진행자를 선임하는 것도 시의회의 몫이다. 간담회의 성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약간의 전문가들을 초빙, 패널리시트를 구성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어떠했는가. 이를 지켜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간담회의 목적인 지역발전과 정서함양을 위한 토론의 장은 허울에 불과했다는게 일반적인 중론이다.
이날 제시된 의견도 극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렀다. 토론의 주제도 파악치 못한 가지각색의 민원사항과 일부인사의 사적인 발언은 진행자체를 거북스럽게 할 정도였다. 몇가지의 의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민원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번 간담회의 주의제인 수원도시계획 편입건은 언급만 된채 명쾌한 해답은 얻지도 못했다. 결국 이날 간담회는 의견만 수렴하는 수준에 그친 셈이됐다. 수준이하의 회의운영이 가져온 결과이기에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같은 결과는 회의진행 방법부터 좌석안배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회의진행은 의장이 직접 맡았다. 물론 간담회 주체인 시의회 의장이 진행을 맞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시민이 뽑은 대표기관의 수장으로서 토론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이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굳이 의장이 진행을 맡아야 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지않을 수 없다. 진행방법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제기된 의견에 대해서는 충분한 토론과정을 거쳐 행정에 직접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간담회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제시된 의견에 대해 토론은 아예 이뤄지지도 않았다. 의견수렴을 위한 것이라면 굳이 이같은 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사랑방 좌담회를 통해서도 충분했을 것이다. 좌석안배도 문제이기는 마찬가지이다.
통상적으로 간담회에는 각 단체의 대표성을 띤 토론자가 참석하게 된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각 기관대표로 시의회에서만 두명이 나왔다. 그렇다고 토론에 참여, 열띤 격론을 벌인것도 아니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좌석안배라고 보기에도 석연치 않는 느낌이다. 이제 기대했던 간담회는 끝났다. 그러나 시의회는 내일을 위해서라도 무엇을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는지 다시한번 곰곰히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