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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발 쏟아지는 유물
용인시립박물관 건립 시급

박숙현 본지 회장

 

[용인신문] 1974년 한 농부가 우물을 파다 전 세계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을 유물을 발견했다. 진시황의 병마용갱(兵馬俑坑)은 이렇게 농부가 우연히 발견하여 중국 정부와 고고학계가 발굴하여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진시황릉에 관한 사마천의 사기에는 기원전 246년 건축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병마용갱 발굴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어 얼마나 더 많은 유물이 나올지 모른다.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보면 규슈지방에서 BC300~400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청동기 시대의 유물이 마을째 발굴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일본 고고학계가 거둔 최고 최대의 청동기 시대 유물 발굴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청동기 시대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의 대사건이었다.

 

이 같은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용인시가 떠올랐다. 더군다나 며칠 전엔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보라산 등산로에서 백제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의 흔적이 남아있는 고분이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유산협회와 함께 발굴 조사한 결과, 백제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돌덧널무덤 5기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용인시는 전역은 야외 박물관이라 해도 좋을 만큼 문화유산의 보고다.

 

현재 용인시는 곳곳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이다. 하지만 문화유산 관련 보전‧관리 마스터플랜은 보이질 않는다. 지도가 완전히 바뀔 정도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보상과 철거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개발 전에 문화유산 관리 계획이 수립되어야 함에도 이주가 끝난 후 생활문화유산을 뒷설거지 해오는 수준이다. 기자는 수백 수천 년을 이어 살아온 원주민과 자연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을 보면서 문화유산의 소실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원론적으로는 개발계획 추진 시 기획단계부터 문화유산 관련 부서도 참여해 처음부터 발굴, 수집, 보존, 향후 활용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용인시에는 그만한 인력과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각종 산업단지와 대규모 택지개발조성 현장에서 의미 있는 유물이 대량 발견된다고 해도 용인시에는 보관하고 관리할 만한 제대로 된 박물관이 없다. 용인시가 박물관 건립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과거 없는 현재는 존재할 수 없듯이 미래 또한 마찬가지다. 대규모 개발 소식에 환호하고 손뼉 치는 것도 좋지만 우리 고장의 향토문화를 보존하여 후세에 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용인시는 우리 고장에서 발굴된 유물이나 앞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향토문화유산을 온전하게 보전 관리할 용인시립박물관 건립계획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