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요즘 태교는 바쁘다. 클래식 음악 리스트가 있고, 영어 동화 추천 목록이 있으며, 어떤 사람은 수학 문제를 풀면 아이의 논리력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임신이라는 시간은 점점 ‘해야 할 일’로 채워진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태교도 계획표 속으로 들어간다. 임신이라는 시간이 어느새 ‘기다림’이 아니라 ‘프로젝트’가 된 시대다. 그렇다면 정말로, 태교를 위해 수학 문제를 풀고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태아는 미적분의 해답을 기억하지 않는다. 문제집을 몇 장 풀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문제를 풀고 있는 동안의 분위기, 숨의 속도, 마음의 온도는 고스란히 전달된다. 태교의 핵심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상태였느냐’다. 태아는 지식을 전수받기보다 그 순간의 환경에 반응한다. 태아의 뇌는 생각보다 일찍부터 바쁘다. 임신 초기부터 신경세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연결되고, 또 정리된다. 이 과정은 유전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엄마의 호르몬, 혈류, 자율신경 상태가 매 순간 개입한다.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코르티솔이 증가하고, 태아의 뇌는 ‘세상은 긴장해야 할 곳’이라는 방향으로 조율되기 쉽다. 반대로 안
용인신문 | 2025년을 돌아보며 우리는 단순한 성과의 나열이 아닌, 용인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용인특례시는 이미 수도권의 변두리가 아닌, 자족도시이자 미래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 처인구 원삼면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와 이동·남사읍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용인을 세계적인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시킬 것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하드웨어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즉 지역 리더십의 역량은 과연 그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가 냉정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때다. 용인이 명실상부한 특례시이자 글로벌 도시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지역 리더들이 끊임없이 학습하고 혁신해야 한다. 도시의 몸집은 비대해졌는데, 이를 이끄는 리더십이 변화하지 못한다면 도시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시민과 행정이 호흡하고, 참여와 신뢰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어가는 도시, 말이 아닌 실천으로, 계획이 아닌 결과로 증명하는 도시. 그 길 위에서 용인시는 충분히 단단해질 수 있다. 특히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더
용인신문 | 을사년(乙巳年)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격랑의 시간이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유증과 대선 과정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모순된 이념의 부조화와 진영 논리에 갇혀, 진실과 정의가 왜곡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세계 정세 또한 암울했다. 지난한 러·우 전쟁과 중동 분쟁,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으로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었고,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를 옥죄었다. 이처럼 구질서가 뒤틀리고 위난(危亂)의 변곡점을 넘는 혼돈 속에서 우리는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오는 2026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향후 3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중차대한 분수령이다. 특히 경기도민과 용인시민에게 이번 선거는 희망의 미래를 열어갈지, 아니면 구태를 답습하며 주저앉을지를 가늠하는 역사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필자는 40여 년간 치열했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2010년 귀향해, 15년 동안 용인의 지방정치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보았다. 때로는 탄식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면서도 마음 한켠에 품었던 소망은 단 하나였다. “그래도 역사는 진보하고 용인은 미래로 나아간다”는 변증법적 발전의 믿음을 시민들과 함께 확인하고 싶었던
용인신문 | 임신이라는 건 참 이상한 세계다.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음식이 갑자기 마음에 콕 박히고, TV에서 스쳐 지나간 장면 하나가 머릿속에서 수십 번씩 재생되며 “저거… 나 지금 먹어야 할 것 같은데?”라는 묘한 생각이 든다. 어떤 임신부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갑자기 떠오르고, 어떤 임신부는 카페에서 흘렀던 시나몬 향이 갑자기 너무 그리워져 남편을 끌고 나가기도 한다. 임신이 시작되면 몸은 더 이상 ‘엄마 중심’이 아니다. 엄마 허락도 없이 슬그머니 ‘아기 위주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코와 혀다. 후각도 미각도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지고, 사소한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문제는 이 감각들이 어느 순간부터 ‘엄마의 취향’을 무시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몸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미안한데 지금은 네 입맛보다 아기가 더 중요해”라고. 그래서 평생 싫어하던 음식을 갑자기 잘 먹게 되고,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이 이상하게 끌리기도 한다. 여기에 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사람의 뇌는 실제로 먹어보지 않아도 ‘맛 이미지’를 저장해둔다. TV에서 본 음식 장면, 친구가 맛있게 먹던 모습, 길을 지나며 맡았던
용인신문 | “도시는 커지는데… 정치는 우리 삶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아침 출근길, 처인구 양지면의 한 골목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주민과 나눈 대화다. 그날 하루 종일 그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도시가 커지는 속도와 시민의 마음 사이의 간극을 정확히 짚은 말이었기 때문이다. 용인은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진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첨단 산업과 물류, 반도체 클러스터, 광역 교통망이 연이어 들어서며 용인의 변화는 이미 진행형이다. 그러나 개발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민들의 마음은 더 무거워지고 있다. 개발의 현장은 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상생을 위한다는 논의는 치열하지만 답은 여전히 멀다. 정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민에게 불안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갈등이 생겼을 때는 조정의 중심에 서는 일이다. 그러나 용인의 지역 정치는 과거에도 그랬듯 지금도 시민의 일상과 동떨어진 채 머뭇거리고 있다. 그 사이 시민들의 삶에는 오해와 불안만 더해지고, 정책과 행정 사이의 빈틈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묻는다. “지방의원은 무엇으로 평가받아야 하는가.” 지방의원은 행정을 지휘하는 자리가 아니다. 민생의 현장에서 힘이
용인신문 |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와 이동·남사읍에 들어설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미래세대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줄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지금 이 두 곳에선 세계 반도체 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 360조 원을 투자해 팹(Fab) 6기를 건설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는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에 당초 122조 원으로 계획한 투자 규모를 600조 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선 지난 2월 24일 첫 번째 팹을 착공했다. 터를 닦는 토목공사에 이어 제1기 팹(Fab) 건설에 들어가 수십개의 타워크레인 등이 보일 정도로 대규모 역사가 진행되고 있다. 용인특례시는 반도체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건축허가TF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팹 건축허가를 신속히 마쳤고, 정부와 협력해 통상 4년 6개월 걸리는 이동·남사읍의 국가산단계획 승인을 1년 9개월 만에 완료했다. 2024년 이후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관련 기숙사나 야적장 부지조성 등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