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인미협정기전 개막식 행사장 바닥에 용인시립미술관 건립 등 지역 미술인들의 소망을 담은 쪽지가 빼곡하게 붙어있다.
[용인신문] 용인미술협회와 지역예술인들이 용인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김주익 용인미술협회 회장을 비롯해 노승식 용인예총회장, 김옥기 용인여성작가회 회장 등은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를 구성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발기인 모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은 용인시립미술관 건립은 미술인뿐만 아니라 110만 용인시민들의 예술 향유를 위해서도 필요한 시설이라는 데 뜻을 모으고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명 운동에도 나서기로 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용인시립미술관 건립 이야기가 나온 지 25년이나 됐다. 그동안 모든 시장들의 공약 사항이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며 “미협회원을 비롯해 용인예총을 중심으로 한 예술인과 생활예술인 및 사회단체 등을 비롯, 일반 시민들까지 뜻을 모아 시립미술관 건립을 이루기 위해 본격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이건희걸렉션 용인유치 서명운동을 하면서 용인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서명운동을 병행했었다”며 “시민 대상 서명 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용인미술협회 회원이 400여 명인데, 이들이 한 자리에서 정기전을 개최할 전시장조차 없는 게 용인 미술의 현주소다. 용인시청 내 문화예술원 전시장의 경우 협소한데다 당초 전시장 용도로 지어진 공간이 아니다. 심지어 스팀까지 달려있다”며 “대작은 고사하고 작품 크기를 최대한 줄여 이번 정기전에도 198명이 간신히 전시할 수 있었다. 더구나 미술인구가 많아지면서 개인전과 단체전 수요가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지에 있는 용인포은아트홀갤러리의 경우는 문화예술원 전시장보다 공간이 작은데다, 보통 기획전시 일정이 잡혀 있어서 대관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용인미협은 경기도내에서 미협 인구가 세 번째로 많지만 전시 공간이나 예산지원 등에서 미술인구 1, 2위 지역과 대조된다. 1위를 차지하는 고양시의 경우 두 개의 전시장을 번갈아 사용하고, 시의 예산지원으로 꽃박람회장 공간에 대규모 아트페어 유치 등의 행사를 벌이고 있다. 용인은 예산이 없어서 아트페어 유치 등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2위인 성남시의 경우도 아트센터 내에 대전시장을 비롯해 테마 전시장 등이 여럿 마련돼 있다. 인근 수원시 경우만해도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이 300억 원 기부채납 협약체결에 따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건립했고, 최근에는 ‘아이파크’ 문구를 뺀 수원시립미술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단기간에 미술관이 어렵다면 대전시장 등 전시 공간부터 마련하면서 단계적으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용인미협 정기전 축사에서 이상일 시장은 기업의 후원으로 미술관 등을 조성하는데 대한 조심스런 의견을 비추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역 예술가에서는 삼성이나 SK 등 국내 굴지의 기업이 용인에 자리를 잡는 마당에 기업의 사회공헌을 활용해 문화예술 인프라를 조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