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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인생을 관통하는 주옥같은 시어 ‘내면의 울림’

김윤배 시인, 열여섯 번째 시집 ‘내 생애는 늘 고백이었다’ 출간

시인의 아름다운 ‘절망의 고백서’
통과한 시간과 통과할 시간 생각

 

[용인신문] 김윤배 시인의 열여섯 번째 시집 ‘내 생애는 늘 고백이었다’가 문학전문 브랜드 도서출판 별꽃에서 별‧꽃‧시 01로 출간했다.

 

김 시인은 기존의 시작 경력에 없던 새로운 서정을 시도하거나 우리시의 경로에도 흔히 보이지 않는 이채로운 시도를 하는 등 새로운 시정을 창조하는 시인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동안 떠돌이 예인의 삶을 60편의 연작시로 선보인 ‘떠돌이의 노래’를 비롯해 장시집 ‘사당 바우덕이’ 등 굵직굵직한 시집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시집을 발간 하면서 김 시인은 “낙조를 보며 문득 서러워진다”고 고백하며 “수많은 계절의 환희와 고통을 생각한다. 통점이 생의 이곳저곳으로 옮겨 간다”고 말하고 있다. 고백 시집과도 같은 이번 시집에서 김 시인은 내면의 울림을 주는 주옥같은 시어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물소리는 생애를 멀리 돌아나간다// 모든 생애는 허술하게 늙어간다// 내 생애는 늘 고백이었다// 물소리를 생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걸 수 없을지도/모른다// 청천에서는 고백 없이도 절망할 수 있겠다”(시 ‘청천’ 전문)

 

시인은 “모든 생애는 허술하게 늙어간다”고 고백하고 있지만 시 ‘수장水葬’에서 김 시인은 “화서부두 허름한 비닐 천막 안에서 동진(72) 옹은 5/년째, 커다란 시 한 척을 짓고 있다/시를 짓는 일은 칠십 노구 속에 혹서와 한파를 채우는/일이었다/…/옹은 출어 때마다 싱싱한 시어들을 건져 올린 시인/이었다/갑판에서 펄떡이는 시어들을 보고 있노 라면 상징의/발목은 굵어졌다//…//가슴을 빠져나간 시어들은 아가미를 키워 돌아올 것/이다//…//이물은 시문의 첫 문장이었다/첫 문장은 바다를 선홍으로 물들여 파도를 잠재울/것이다”며 여전히 열정을 불태우는 시인을 노래하고 있다.

 

시 ‘종려나무에 적다’는 김 시인의 시 인생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는 내 문장의 만크루트였다//…//내 문장은 질주였거나 유혹이었다//…만크루트는 종려나무 아래 미쳐 날뛴다//…”며 여전히 펄쩍펄쩍 뛰는 시인의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손현숙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시인의 아름다운, 절망의 고백서를 읽는다. 어쩔 수 없는 것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대한, 그러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질주이거나 유혹이다. 시인은 이미 통과한 시간과 통과할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통과한 시간이 절망이었다면 도래할 시간은 그것이 아니기를 간구한다”며 “정처없는 것에 관하여 ‘내 생애는 늘 고백이었다’고 피를 찍어 꼭꼭 써내려간 ‘봄까지 돌아보지 않을 절망의 기록’을 몸 안으로 들인다”고 하고 있다.

 

이어 “그렇게 ‘나는 폐인이어서 내 안의 나다’로 절망을 제대로 절망하는 부조리의 기록들. 그것은 세상에 대해 담담할 수 없는 시인의 신음”이라며 “시인의 열일곱 번째 시절의 시인을 소망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김윤배 시인은 그동안 시집 ‘겨울 숲에서’(열음사), ‘떠돌이의 노래’(창작과비평사), ‘강 깊은 당신 편지’(문학과 지성사), ‘사당 바우덕이’(문학과 지성사) 등과 산문집, 평론집, 동화집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