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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꿈꿔 본다

박숙현(본지 회장)

 

[용인신문] 용인시가 ‘제5차 예비 문화도시’에서 탈락했다. 예견됐던 일이다. 문화도시를 말하면서도 용인시는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부족했다. 특히나 문화적인 상상력은 유치한 수준이었다. 대담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기자는 용인시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는 것으로 문화적 상상력을 키워보자고 제안한다. 현실적으로 미술관 하나 없는 용인시에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가 가능하냐고 반문할 것이다.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용인시의 내년도 예산은 추경을 포함하면 3조 원이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인구도 110만여 명이다. 외적인 조건은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문화적 콘텐츠의 빈곤이다. 용인시는 문화도시를 신청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했다. 어떠한 문화도시를 만들 것인가 보다 지정되면 100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니 일단 해보자는 생각이 앞선 것은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한마디로 ‘되면 좋고 안돼도 손해 볼 것 없다’는 것이 솔직한 추진 배경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스페인의 빌바오시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중심도시로 자체 인구 37만여 명, 주변 지역을 포함한 대도시권은 100만여 명이다. 단순 비교하면 용인시보다 적다. 빌바오시가 유명해진 것은 1980년대 후반 낙후된 도시를 재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책임자로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를 초빙하면서부터다. 게리는 건축을 통한 빌바오시의 재생에 주력했고 그 중심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놓았다. ‘네르비온’ 강변에 세워진 ‘구겐하임 미술관’은 3만 장의 티타늄 패널을 외관에 사용해 건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조각품 같은 건축물로 탄생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이후 도시의 랜드마크가 됐다.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과 함께 빌바오시는 1조 원을 재건축에 투입해 도시의 미관을 다시 디자인했다. 이것이 적중해 빌바오시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보기 위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도시로 탈바꿈됐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세계 여러 도시에 유치됐는데 대부분의 도시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용인시도 발상 전환을 해 도시를 다시 디자인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 특화된 신문화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용인시는 재정이 탄탄한 도시다. 상상력을 크게 펼친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도시다. 문제는 도시의 미래를 새롭게 디자인할 아이디어가 빈약하다는 점이다. 성공한 문화도시를 제대로 벤치마킹할 수 있다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소프트웨어의 영역이다.

 

즐거운 상상을 해보자. ‘용인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에 성공하면 그 내용을 채우는 것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세계 유명 미술관들의 소장품을 일정 기간 임대하는 것과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방법도 있다. 이건희-홍라희 컬렉션을 정기적으로 순회 전시하는 것도 모색할 수 있다.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지금부터 ‘용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꿈꾼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