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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화가·작가들 소환 ‘생의 사색’

김윤배 시인 ‘그녀들의 루즈는 소음기가 장착된 피스톨이다’

[용인신문] 김윤배 시인이 시집 ‘그녀들의 루즈는 소음기가 장착된 피스톨이다’를 문학세계사에서 펴냈다.그간 장시집 ‘사당 바우덕이’를 비롯해 60편의 연작시로 이뤄진 떠돌이 예인의 삶을 다룬 ‘떠돌이의 노래’를 통해 애달픈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한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여러 화가와 시인 작가들을 시적 주체로 소환해 우리의 생을 사색하게 만든다.

 

동국대학교 교수를 지낸 홍신선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예인의 삶은 쇄말한 일상에 함몰된 평균인의 경우와 다르다. 남다른 창조적 고뇌와 성취를 함께 향유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역사와 세계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 같은 존재인 탓도 크다”며 “그렇긴 해도 이들 또한 ‘굴신의 생’을 영위한다. 김 시인은 이들이 산 ‘삐걱대는 세상과 삶’의 의미와 값을 웅숭깊게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시인은 “김윤배 시인의 작품에는 힘과 서슬이 서 있다. 시인의 문장은 짧으면서 정언 형식을 취하고 있어 종종 숨 가쁜 육성처럼 느껴진다. 이 정언 형식의 단문들은 은유, 그것도 컨시트의 틀을 대부분 갖췄다. 여기서 우리는 말의 폭력적 결합에 따른 서슬을 맛본다”며 “김윤배의 힘은 광활한 시적 공간에서 비롯한다. 제주의 차귀도에서 백두고원, 카스피해, 우즈베키스탄을 넘나드는 시적 주체의 공간 이동은 미지에 대한 답사 겸 확인일 터이다. 곧 도처의 세계와 삶에 대한 성찰인 것이다. 이들 공간에서 견문하고 확인한 것은 세상이 ‘거짓으로 지어진 거대한 집’이자 ‘함정’이며 그래서 늘 ‘삐걱’댄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절하는 목조 해골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내 굴신의 생이 아팠다// 회화나무의 목질이 매끄럽게 드러나 있는 해골은/ 뼈마디 하나에 수백 번의 칼날이 드나들었을/ 서늘한 공간을 질문으로 채우고 있다// 질문은 뼈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해골의 어두운 구멍마다 숨겨 두었던/ 질문이 목조 해골을 오랜 희원에 들게 한다//…”(‘질문’ 일부)

 

김윤배 시인은 그동안 시집 ‘겨울 숲에서’(열음사), ‘떠돌이의 노래’(창작과비평사), ‘강 깊은 당신 편지’(문학과 지성사) 등 11권의 시집과 장시집 ‘사당 바우덕이’(문학과 지성사) 등 3권의 장시집과 산문집, 평론집, 동화집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