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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너는 나의 혁명ㅣ고원

너는 나의 혁명

                                       고원

 

그늘은 태양이

갈망에 겨운 세월 위에 던지는 씨니씨즘이었다

그늘 속에는 이름만의 공화국처럼 서운한 얼굴들이

그날그날 휴식을 취하는 풍속이 있었다

 

도피와 굴욕의 창백한 그늘에 엎뎌

처참한 숨소리가

어느 식민지 유행가를 닮아갔고

이따금 비라도 내릴 때면 서글픈 자기기만을 위안 삼았다

비굴한 고독이여.

 

그러나 태양은 그늘이

끝내 갈망의 머리를 드는 표적이었다.

뜨거운 가슴 파아랗게 트인 나의 사랑

자유의 해변에서 너는 내 보람을 영도하는 것이었다

 

-너는 나의 혁명이었다

 

고원 (高源, 1925 ~ 2008)은 재미동포 시인이다. 본명은 고성원(高成源)이며,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587번지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64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아이오와 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석사과정을 마쳤다. 1970년에 한국 현대시를 영어로 번역하여《Contemporary Korean Poetry》라는 책으로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너는 나의 혁명」은 식민지인 조국에 바치는 헌시다. 식민지 지식인의 냉소주위와 그늘에서의 삶을 드러낸 이 시편은 조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노래하며 끝내 너는 나의 혁명이라고 울부짖는다. 『한국전후문제시집』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