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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백군기 시장, 재선 포석 ‘혈세잔치?’

LOCAL FOCUS_용인시, 선심성 예산 편성 ‘논란’

 

초중고 입학생 및 입영 청년에 현금성 지원

조례 조차 민주당 의원 통해 대리 발의 ‘의혹’

근거도 없는 예산 ‘선 편성’… 일방통행 지적

같은 소속 정당 시의원도 “졸속행정” 비판

 

[용인신문]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마다 선심성 퍼주기 예산 편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도 이 같은 비난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초‧중 ‧고교 입학생 가정과 현역 및 보충역을 포함한 입영 청년에게 각각 10만원과 20만원씩 지급하는 예산을 편성한 것.

 

특히 시는 이들 예산 편성 근거가 없었음에도, 새해 예산안에 각각 13억 원과 36억 여원 등 총 50억 여원의 예산 편성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예산 편성 근거를 만들기 위해,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시의회 정례회에 관련 조례안을 함께 상정해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도 자초했다.

 

더욱이 초‧중‧고 입학지원금 조례의 경우 민주당 소속 시의원을 통한 ‘조례안 대리 발의’ 꼼수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시가 자체적으로 조례안을 상정할 경우 조례규칙 심의와 입법예고 기간 등 물리적 소요일정이 시의회 예산심의 기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 재선 도전 의지를 강하게 비춰온 백군기 시장이 이를 주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효예정 공원조성을 위해 ‘수 천 억원대의 부채’가 생기는 ‘LH 토지은행 공원조성 위탁’ 강행에 이어, 선심성 퍼주기 예산 편성 등 백 시장이 ‘포퓰리즘’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황재욱 의원 발의 ‘초중고 입학지원금’ … 시의회 심의 전에 예산부터

제259회 제2차 정례회를 진행 중인 용인시의회는 지난 25일 ‘2022년 예산안’ 심의에 앞서 열린 상임위 회의에서 ‘용인시 입학준비금 지원조례안’을 원안가결하고, ‘용인시 입영지원금 지원 조례안’은 부결했다고 밝혔다.

 

시의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황재욱 의원이 대표발의한 ‘입학준비금 지원 조례안’은 용인시에 주민등록을 둔 초·중·고등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하는 학생 가정에 용인지역화폐 10만 원씩을 지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용인지역 연평균 초중고 입학생 수는 3만 6000여명으로, 이 조례안에 따라 소요되는 예산은 연 37억 여원으로 추산됐다. 시는 새해 예산안에 입학지원금 37억 여원을 편성해 둔 상태다.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예산을 세운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이 제출한 조례가 아닌, 시의원 발의 조례안에 대한 예산을 미리 편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는 것이 시 공직내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조례는 상임위 심의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것.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무상교복은 물론, 학습준비물 지원사업도 진행중인 상황에서 지나친 선심성 지원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화복지위원회 김상수 의원은 “현재 저소득층 및 한부모가정 등에 지원중인 학용품비와 학습재료비 지원 등을 강화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며 선별지원 확대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 조례안은 표결결과 찬성4, 반대3표로 가결됐다. 시의회 문화복지위는 민주당 소속4명, 국민의힘 소속3명으로 구성돼 있다.

 

초중고 입학지원금과 달리 백 시장이 시의회에 제출한 ‘용인이 입영지원금 조례안’은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 조례안은 시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청년 중 병역법에 따른 현역병·보충역·대체역·상근예비역으로 입영하는 시민에게 지역화폐로 2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정한도 의원이 관련 내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영보다는 전역시 지원을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조례안을 부결했다.

 

결국, 조례안 통과를 예측해 새해 예산안에 편성해 둔 입영지원금 예산 13억원은 예산안 심의도 받지 못한 채 ‘불용예산’이 됐다.

 

△ 시의원‧전직 고위공직자, “백 시장표 표퓰리즘 부끄럽다”

시 공직사회 내부와 지역정가는 이들 조례안과 예산 편성에 대해 “재선 도전의지를 명확히한 백 시장표 ‘포퓰리즘’으로, 조급함이 보인다”는 목소리다.

 

법적 근거조차 없는 지원금 예산을 편성하고, ‘사후약방문’ 성격의 조례안 조차 졸속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전국 어디에서도 시의원이 발의한 조례가 의결되기도 전에 예산안부터 편성해 둔 사례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시 행정을 자신의 정치적 도구 쯤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 같은 당 소속이지만 쓴소리를 안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전직 고위공직자 A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편성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안하무인 격으로 하는 사례는 처음 본다”며 “시에서 필요성과 명분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시민들의 눈에는 설득력이 매우 떨어지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