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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시장, 전임자 흔적 지우기인가?

김민철(칼럼리스트)

 

[용인신문] 백군기 시장의 종합운동장부지 공원조성 계획은 뜬금없을 뿐만 아니라 황당하다. 전임시장 시절 종합운동장 부지에 공용터미널을 이전하기로 하고 여론수렴과 시행계획의 골간이 잡혔던 핵심 대중교통인프라 사업이 시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백지화될 처지에 놓였다.

 

복합공용터미널이 불필요한 것이라면 백지화해도 무방하다. 현재 사용중인 공영터미널은 1980년대 용인이 시승격도 되기 이전에 조성된 것이다. 비좁고 불결하며 복잡하다. 자동차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중교통은 근근이 명맥만 유지해온 탓에 협소하고 불편한 공용터미널에 대해 큰 저항 없이 30여년을 버텨왔다.

 

베이비 붐 세대가 한창 경제활동을 하던 시절 대중교통은 노년층이나 이용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베이비 부머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노년층은 급격히 증가하여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은 3~4년 후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 된다.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것은 대중교통이 중요한 이동수단이 될 거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60대에서는 자동차 면허 반납이 유행이다. 자동차 유지비를 부담하기도 벅차고 순발력이 떨어져 운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별로 사용할 일도 없는 자동차를 유지한다는 것이 무익하고 자칫 실수로 교통사고라도 내는 날이면 감당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처인구에 공원은 넘친다. 반면 대중교통 인프라는 열악하다. 백군기 시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할 필요가 평생 없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노년층은 사정이 다르다. 대중교통이 없으면 가고 싶은 곳에 가기 어렵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가구도 급격히 증가했다. 백군기 시장은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여 공원조성계획을 철회하고 종합터미널 조성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바란다. 전임시장이 세운 계획이라 못마땅하다면 훨씬 훌륭한 종합터미널을 건설하여 본인의 치적으로 삼을 수 있다. 초고령사회가 되어도 그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현대적이고 편리하며 쾌적한 대중교통시설을 건설한다는 플랜을 세워 종합터미널을 조성하면 30년 후에도 백군기 시장의 공적으로 기억될 것이다.

 

인간은 계획을 세운 사람보다는 그것을 완성한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한다. 백군기 시장이 끝내 종합터미널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고 공원조성을 고집한다면 대다수 처인구민은 전임자 흔적 지우기라고 의심할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말할 것도 없고 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전임자가 세운 계획은 대폭 수정되거나 휴지통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엄청난 인력과 시간, 예산이 투입되어 마련된 계획이 전임자의 흔적 지우기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국민혈세만 낭비된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합중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미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트럼프는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워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체결한 국제 협약을 대부분 백지화 시켰다. 세계가 장기간 협상 끝에 마련한 탄소가스 배출규제를 위한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이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이 도출한 핵 협정도 백지화시켰다. 2015년 어렵게 체결한 미국-쿠바 대사급 외교 관계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약해진 것은 모두 전임자인 오바마 잘못이라고 몰아붙였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발생하여 700여만 명의 확진자와 20여만 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도 전임자와 중국탓이라고 우기고 있다.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공직자는 자신의 임기 중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백군기 시장이 종합터미널 이전계획을 백지화한다면 두고 두고 비난받을 것이며 이는 전적으로 본인 책임이다. 현재 용인시정의 최고책임자는 백군기 시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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