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시는 이동·남사읍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라는 강력한 성장 엔진을 장착하며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도’라는 원대한 비전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 우리는 이 거대한 그림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 조각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할 때다. 그것은 바로 도시의 미래 가치를 담보할 핵심 인프라, ‘데이터 생태계’의 구축이다. 반도체가 AI 시대의 ‘두뇌’라면, 데이터센터는 그 두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과 같다. 최첨단 도시의 비전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 디지털 심장이 원활히 박동해야 한다. 물론, 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는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거 기흥 지역에서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건립이 무산되었던 경험이나, 최근 죽전에서 벌어진 갈등 조정 과정은 우리에게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일깨워준 값진 교훈이다. 이는 도시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겪는 자연스러운 성장통일 수 있다. 시민들이 제기하는 전자파나 생활 환경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며, 모든 도시 계획의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제 기술이 시민의 우려를 충분히 해소할 만큼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고
용인신문 | 얼마전 전직 용인시 시장 이모씨와 전직 용인시 국회의원 우모씨가 구속되었다는 뉴스가 신문과 방송의 한 귀퉁이를 장식했다. 용인시의 지도층 인사들이 공동주택단지에서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시민들을 소음 공해로부터 보호하려고 건설하는 영동고속도로 방음벽 설치 공사에 편의를 봐준다는 대가로 금품을 챙겼다는 소식은 용인시 시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듣기 싫은 소리를 뜻하는 소음(noise)은 이기채‧최윤근 공저 『공해사전』에 대다수의 사람이 명백히 소음이라고 생각하는 음(音)으로 ⓵ 매우 큰 음, ② 불유쾌한 음, ③ 음악 감상이나 음성의 청취를 방해하는 음, ④ 작업‧수면‧ 공부 등을 방해하는 음 등을 예시로 들고 있다. 사람이 소음에 노출하게 되면 청력이 둔화될 수 있고, 잠을 잘 수 없어 인체에 심리적·생리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소음이 한계선을 넘게 되면 고막에 이상을 일으켜 귀머거리가 될 수도 있고, 재산상의 손해가 유발될 수도 있다. 공동주택단지의 소음 가운데 층간소음, 자동차소음, 비행기소음 등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송풍기(Blower) 소음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모터의 회전 운동을 통해 팬을 돌려 공기를 이동시키고 압력을 발생시키
용인신문 | 프랑스 파리에 가보면 부도심 곳곳에 조성된 넓은 광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도시 구조는 예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중반 이전의 파리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당시 권력자였던 나폴레옹 3세는 이 낡은 도시를 개선한다며 오스망 남작에게 대대적인 도시 개조를 지시했다. 그는 도시 미관의 정비와 위생 개선이라는 공익적 명분을 내세웠고, 시민들도 처음에는 이를 반겼다. 하지만 그 속내는 달랐다. 파리는 1830년 7월 혁명, 1848년 2월 혁명 때마다 시민들이 좁은 골목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군의 진입을 막아내며 저항의 상징이 된 도시였다. 권력자는 이게 위협이었다. 그래서 오스망으로 하여금 직선 대로와 광활한 광장을 조성하게 했다. 이 경우 군대의 신속한 진입과 배치가 가능하고, 시위대를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 결국 숨은 본질은 권력 유지와 저항 무력화였던 셈이다. 결국 도시의 구조조차도 정치의 산물이며, 권력의 의지에 따라 형성된 결과물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다. 이 사례는 지금의 용인을 돌아보게 만든다. 용인특례시는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도시지만, 실제 시민의 체감은 그렇
용인신문 | 지난 8월 15일, 필자가 평소 자주 참고하던 유튜브 채널 ‘러시아학당’이 폐쇄되었다. 이 채널은 모스크바에서 8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25년간 거주한 교민이 4년간 운영해 온 곳이다. 운영자는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1’ 뉴스에 자막을 달아 중계하고, 지도를 활용해 우크라이나 전쟁 현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왔다. 이와 함께 오랜 해외 생활에서 겪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생생한 모습, ‘실전 러시아어’ 같은 유용한 코너도 선보였다. 1000개가 넘는 영상이 하루아침에 계정 폐쇄와 함께 삭제된 것이다. 유튜브 측이 밝힌 폐쇄 이유는 ‘영상의 편파성과 사기성’이었다고 한다. 필자가 기억하기로 구독자는 3만여 명에 달했다. 아마도 인공지능(AI)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식을 문제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는 텔레그램으로 전황을 매일 두 차례 전하는 독립언론 ‘밀리터리 서머리(Military Summary)’ 등과 비교하며 전쟁 상황을 주시해왔다. 그런 점에서 ‘러시아학당’이 자막과 함께 제공하는 러시아 국영방송 뉴스는 매우 유용한 정보원이었다. 결국 ‘러시아학당’이 폐쇄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다른 쪽 시각을 사실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볼
용인신문 | 대통령의 자리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자리다. 그러므로 그 배우자의 이기적인 욕망에 따라 좌지우지되거나 측근들의 감언이설에 판단을 그르쳐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전날 마신 술이 덜 깨 다음 날 출근을 못 할 지경이 되었다면 법률이 정한 규정에 따라 출근 못 하는 사유서를 제출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빈 차에 경호 차량을 붙여 마치 대통령이 출근하는 것처럼 연출해 다수의 국민에게 의혹을 사게 했다면 이는 굉장히 멍청하면서 사악한 짓이다. 물론 대통령 노릇을 이 따위로 하는 자는 세상에 없겠지만 말이다.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가는 자리다. 왜냐하면 그 자리는 국민의 부름에 따라 국민 개개인이 준 표로 만들어진 자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이 국민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대통령이 된 후에는 국민에게 마음을 열어주어야 한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국민을 적대적 상대로 보고 안하무인격이거나 저급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 국민이 바라는 것을 위해 애쓰는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렵게 사는 국민을 보면 부모의 마음으로 굽어볼 수 있는 성군의 심장을 지녀야 한다. 요임
용인신문 |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유세장에서 비를 맞고 있는 유권자들을 향해 대통령 후보는 큰절을 했다. 순간 감동은 했지만 “당선되고 나면 초심을 잃고 또 달라지겠지”라고 생각했다. 국민은 투표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5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를 알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3년 만에 국민은 새로운 대통령 시대를 열었다. 탄핵이라는 후폭풍 이후에 당선된 대통령은 매우 달랐다. 취임 선서 직후 국회 청소 노동자들과 의회 방호 직원을 찾아가서 감사 인사를 했다. 12·3 내란 사태 당시 계엄군의 국회 침탈을 최전선에서 막아낸 방호 직원들과 혼란스럽던 민의의 전당을 깨끗이 정리해 준 국회 청소 노동자들을 찾아가 일일이 손을 잡았다. 진심이 보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의 가치를 알고 있는 대통령이었다. 그 진심은 산업 현장의 노동 환경으로 이어졌다. 몇 년간 비슷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산업 현장을 찾은 것이다.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정말 바꿔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대통령이 가장 낮은 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