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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것인가?(what is be done?)
아니, 제발 가만히 있으라(Please stay still)

오룡(평생학습 교육연구소 대표/오룡 인문학 연구소 원장)

 

[용인신문] 이미 다윈이 ‘진화론’에서 말했던 불편한 진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인 동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타적 행동을 하는 이기적인 동물이다.” 결국 인간의 모든 생각은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간다. ‘당연한 것’인데도 가끔 쓸데없는 이상향에 빠져들었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에게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내 탓이다. 그러므로 원망은 저들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련다.

 

모이지 말라고 그렇게 부탁해도, 전국에서 모여든 일부의 사람들은 분노와 피해의식을 표출했다. 내일이 지구 종말의 날인 것처럼, 막무가내 악다구니로 소리 지르는 모습은 공포였다. 그동안 얼마나 한이 맺혔던 것일까. 그들의 외침이 광장에 가득한 데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서 선(善)과 악(惡), 힘과 정의는 객관적인 가치가 아니라 주관적이며 경쟁적인 담론이 돼버렸다는 사실 때문이다.

 

‘국민’,‘자유’ 같은 단어들은 두리뭉실하다. 논점이 흐려지고 의미가 분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말을 자주 인용하는 사람들의 오독(誤讀) 때문이다. 개인적인 삶의 경험치일 수 있으나, 타인을 열받게 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 자주 쓰는 경우가 허다했다. 보편적인 가치로 포장했지만 불명확하며, 일반화를 덤으로 끼워파는 형식적인 미사어구이다.

 

자유의 반대는 독재다. 현시점에서 자유를 강조하는 것은 저항이 아니라 배척의 의미가 강하다.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독재가 횡행할 때는 가만히 있던 이들이, ‘독재 타도’를 외치는 것은 ‘마타도어’의 극치다.

 

1986년 우크라이나(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다. 모든 국가의 우수한 전문가들은 원전 난민 치료를 기피했다. 이때 나선 나라가 쿠바였다. 세계 최고의 제도화된 의료 국가 시스템을 가지고 있던 쿠바만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죽음에 이르는 병’을 치료해 주는 사람은 의사라고 부른다. 치료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을 지식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겪는 아픔을 최소화시켜주는 고마움의 표현이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이유, 고통을 나누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은 지식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선한 선생님의 몫이다.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는 모두가 보는 것을 보는 것,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능력을 키우라는 의미다.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문제는 간단하다.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상대를 배려할 생각이 없다. 더 답답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다. 불통은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의지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무엇에 대해 말하는 것은 순수한 보고가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드러내는 행위다. 객관은 접고 자기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는 사람일수록 가장 강력한 편파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강력하게 말할 수 있다. 지금은 무엇을 함으로써 가 아니라 아무것도하지 않음으로써 세상이 바뀌는 시간이다. 더, ‘무엇을 안 할 것인가’와 ‘무엇이 가장 올바른 것인가’ 보다 ‘최소한 어떤 행동은 하지 않겠다’를 내세워야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을 시기다.

 

그러니 우리, 이번 열흘 정도는 잉여인간으로 살기를 제안한다. 공동체의 파국을 막는 잉여라면 기꺼이 참여할 만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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