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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핀 사꾸라

이상엽 (사진 작가)

 

[용인신문]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사라진 풍경이 있다면 봄철 꽃나들이다. 이른 봄 광양의 매화가 유명하지만 꽃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벚꽃이다. 진해가 유명하고 서울 국회 앞 윤중로가 인기가 높다. 그 화사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봄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는 꽃이다. 근데 이 벚꽃의 원산이 일본이라는 설도 있지만 왕벚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던 나무이니 근거 없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벚꽃놀이 보다 훨씬 더 왁자지껄한 이벤트를 벌인다. 얼마 전 코로나-19에도 아랑곳없이 인파가 몰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화사한 벚꽃이 일본어로 사쿠라(櫻. さくら)라고 발음되는 순간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사쿠라는 곧 사기꾼이란 의미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일본 말 사쿠라는 대충 3가지 뜻이 있다. 1. 벚꽃, 2. 말고기, 3. 야바위꾼이다. 어떻게 꽃이름과 말고기, 야바위꾼이 같은 뜻으로 공존하는 것일까? 알고보면 다 꽃과 관련이 있다.

 

말고기의 경우, 메이지유신 이후 육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일본에서 소고기를 잘 구분 못하는 사람들에게 벚꽃처럼 붉그스레 한 말고기를 내놓고 소고기로 팔아 사기꾼을 사쿠라라 했다는 설이다. 야바위꾼은, 벚꽂 만발한 행사장의 좌판에서 손님을 가장해 호객을 하고 판매를 부추기는 야바위꾼을 사쿠라라 했다는 것이다. 어찌됐던 다 꽃에서 연원 된 것이지만 그 의미는 참으로 극단이라 아이러니하다.

 

한국의 정당 정치 본산이랄 수 있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뒤편 윤중로 벚꽃으로 유명하다. 60년대 여의도섬을 개발하면서 제방에 벚나무를 심은 것이 그 시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욕이 있다. “사쿠라 같은 놈.” 주로 국회의원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는 욕이다. 60년대 활동하던 유진산이라는 정치인이 이 사쿠라라는 욕을 많이 먹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지역구에서 가망 없으면 셀프로 전국구(옛 비례대표)의원에 자기를 추천하거나, 이당 저당 돌아다니며 모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해 두 번이나 당에서 제명을 당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 후에도 한국 국회 정치에서 사쿠라는 심심찮게 등장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요즘은 듣기 힘든 단어가 됐다.

 

이번 21대 총선은 오랜만에 사쿠라가 만발하는 선거가 됐다. 꽃 이야기가 아니라 위성정당이라는 불법정당에서 출마한 인사들 이야기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이들 때문에 연동형 비례제라는 이번 총선의 핵심인 민주당과 통합당의 위성정당 제조로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제는 거대 정당의 국회의원 독점을 막기 위해 소수정당에게 비례대표 45석 중 30석을 우선 배정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물론 이마저도 너무 적어 준연동형 비례제가 됐지만 말이다. 하지만 통합당이 이마저도 가져가겠다며 미래통합당이라는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이에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창당해 대응했다. 원래 소수정당의 국회진출을 보장한다는 법 취지를 무력화 시킨 것이다. 또한 총선이 얼마남지 않은 상태에서 두 정당은 위성정당들과 ‘자매당’이라는 둥 ‘모자당’이라는 둥 하면서 노골적인 선거법 위반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들 정당이 정당보조금의 90% 이상을 싹쓸이 했고 지지율에 있어서도 그에 못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론은 위성정당에 대해 비판적이다. 약 40%의 국민들이 위성정당은 사기이며 정당정치를 불신으로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위성정당을 지지하겠다는 35%보다 많은 수치이다. 그렇다면 이제 다가올 총선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윤중로에서 벚꽃이 질 무렵 사쿠라들이 국회로 진출하는 것을 용인해야 할까? 목적과 결과를 위해 과정을 무시하는 위성정당은 유권자들이 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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