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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들어 있었으면 하는 공약하나

오수환(변호사)

 

[용인신문] 유례없는 경제위기를 불러온 코로나19(COVID-19)와 관련된 뉴스가 대부분이지만 빠지지 않은 큰 부분이 제21대 총선이야기다. 이제 각 정당은 후보자 공천을 끝내고 후보자 등록을 마쳤으니 오는 4월2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후보자들은 당내 면접에서 살아남아 경쟁자들과의 경선를 넘어 공천을 받아 본선에 이르렀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하여 먼저 축하의 말을 전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길거리에 큼지막하게 걸었던 예비후보 현수막을 본 느낌은 유쾌하지 않았다. 불법도 아니고, 국회의원 자리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인정하면서도 첫 길목부터 꼼수로 보였기 때문이다. 당선이 최종 목적이므로 당연히 후보자 본인이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각인시키는 하나의 홍보 방법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후보, 그것도 예비후보일 뿐이고, 출마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것임에도 마치 현직 국회의원인 것처럼 보이도록 ‘예비후보’라는 글짜가 멀리서는 거의 안보이도록 하여 본인의 희망사항만 주입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였던 국회의원들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전문가로서나 성품으로도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로 정치를 개혁하고 국민을 앞세우겠다고 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국회의원이 되어 여의도에 들어가기만 하면 대부분이 기득권에 편입되거나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또한 국회의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고, 소수 의견을 묵살하고, 정치적인 토론과 타협 및 조정으로 해결하는 대신 고소고발로 스스로를 포기하면서 국민들이 직접 거리로 나가 정치적 주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해 왔다는 것. 결국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정치혐오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조만간 유권자들은 각 후보자들의 선거홍보물을 통해 후보자의 각종 경력 및 공약사항을 보게 된다. 이미 지역신문들은 후보자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공약을 보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대면선거운동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지라 유권자들을 현혹할 공약들은 더 많이 쏟아질 것이다. 그 공약들이 모두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 우리 지역은 지상낙원이 될 수 있다. 교육문제, 노동문제, 환경문제, 교통문제, 출산육아문제, 성장과 소득 불균형문제, 양성평등 문제까지 모두 해결될 것이니 말이다. 이런 공약은 이미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이전 국회의원, 지방의원선거에서도 나왔던 것들로 실천 확률이 적은 게 문제다.

 

물론 공약은 경제‧정치 상황 등 여러 사정에 따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약을 제시할 때 충분히 검토를 했는지 따져봐야 하고, 어떤 사정 때문에 이행하지 못했는가를 들어보고 싶다. 해당 국회의원은 유권자들에게 설명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그런 정치인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연예인은 공인이기에 거짓말을 하면 백배사죄한다. 심지어 대부분은 방송에서 하차하고 일정 기간 자숙하는 등 혹독한 댓가를 치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 게다가 거짓말을 해도 혹독한 비판을 받거나 댓가를 치르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후보자 공천과정에서도 문제가 많이 드러났기 때문인지 후보자들의 수많은 공약을 보면서도 마음이 두근거리지 않는다. 다만, 가히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제20대 국회를 보면서, 이번 4‧15총선에서 각 후보자들이 반드시 공약 하나를 꼭 더 넣어 줄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리고 꼭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임기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 거짓말을 한다면 다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 약속을 어기면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사람이 되면 정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직하고 용기있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